정치적 갈등으로 번지는 ‘타이레놀’…트럼프 ‘자폐증 유발’ 발언에 캘리포니아 강력 반박

전문가들 “타이레놀은 임신부에 안전한 선택지”
트럼프 자폐증 발언에 “과학적 근거 부족” 지적
연방 정부와 민주당 주 간 보건 정책 갈등으로 번져

해열제 타이레놀. 자료사진.
해열제인 타이레놀(Tylenol) 복용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건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Tylenol) 복용이 자폐증 발병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다.

캘리포니아 보건국은 24일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가 복잡한 문제에 단순한 해답을 제시하고 잘못된 주장을 퍼뜨리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실제적인 건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30년 이상 활동해온 다이애나 라모스는 “미국인들은 과학적 검증을 거친 명확한 의학적 지침을 받아야 한다”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권고했다.

연방 정부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주도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 축소 움직임 속에 일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으나, 전문가들은 “자폐증은 주로 유전적 요인이 크며, 진단 기준 확대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다”고 반박했다. 발달·행동 소아과학회 역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의 적정 사용과 태아 발달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는 “이번 연방 정부 발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고 있으며, 임신부와 태아 건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안전한 약물”이라고 덧붙였다. 모체태아의학회 또한 “발열과 통증 조절에 여전히 적절한 선택지”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임신부는 복용하지 말 것을 강조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 날 메흐메트 오즈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장은 “고열이 있을 때는 반드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즈 국장은 고열이 태아에 위험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타이레놀이 사실상 임신부에게 허용된 가장 효과적인 해열제임을 재확인했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인접한 민주당 주들과 ‘독립 과학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연방 보건 당국의 권고와는 별도의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CDC는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는 과학적 검증에 기반한 독립적 검토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연방 정부와 민주당 주들 사이의 보건 정책 갈등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임신부들이 어떤 의학적 지침을 따라야 할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발언에 흔들리지 말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c)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