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26년만에 한국계 3선 의원 탄생…연방하원 4인방 모두 연임 유력

앤디 김, 3선 당선 확정…'순자씨'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승리 선언
영 김 당선 유력, 미셸 스틸 선두…3선 중진에 재선 3명 배출 기대
중앙 정계에서 '코리안파워' 확장…첫 한인 부지사도 선출돼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4인방 (왼쪽부터) 미셸 박 스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영 김, 앤디 김 의원.
8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한인 2세 앤디 김(40) 연방하원의원이 승리하면서 26년 만에 한국계 3선 의원이 탄생했다. 또 한국 이름 ‘순자’로 잘 알려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59) 하원의원이 선거 승리를 선언했고,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영 김(59·한국명 김영옥) 하원의원과 미셸 박 스틸(67·한국명 박은주) 하원의원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계 현역 4명 모두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년 전 선거에서 한인 사회는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연방의회에 한국계 하원의원 4명을 나란히 보내며 정치력 신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3선 1명에 재선 3명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인 정치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미국 정계에서 ‘코리안 파워’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의원은 뉴저지주 3지구 선거에서 공화당의 밥 힐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9일 낮 12시 30분 현재 개표가 95% 이뤄진 가운데 김 의원은 54.9%의 득표율로 44.2%의 득표에 그친 할리 후보를 제쳤다. 이로써 김 의원은 1996년 김창준 전 하원의원 이후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3선 의원 고지에 올랐다.

김 의원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역임한 안보 전문가로, 의회 입성 후에도 전공을 살려 하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 등에서 활약했다. 이날 승리로 중진 대열에 들어선 김 의원은 워싱턴 정가에서 목소리를 키우며 한국계 미국 정치인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2년 더 의회에서 이 지역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선출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 의원. 앤디 김 의원 홈페이지 캡처.
앤디 김 의원과 함께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워싱턴주 10지구 선거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현재 개표가 56% 진행된 가운데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57% 득표를 해 43%의 득표율을 보인 공화당 키스 스왱크 공화당 후보를 앞질렀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잘 알려진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그동안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한국계이자 흑인 여성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의정 활동을 펼쳤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목표”라며 “더 많은 미국인이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영 김, 미셸 스틸 의원은 개표 이후 선두를 유지하며 재선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두 의원 측 선거 캠프는 현 추세대로 리드를 유지한다면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을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잘 알려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연방하원의원이 8일 재선에 성공했다. 한국계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이날 워싱턴주 10지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공화당의 키스 스왱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
캘리포니아주 40지구 선거에 출마한 영 김 의원은 개표가 50% 완료된 가운데 59.1%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아시프 마무드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40.9%에 그쳤고, 뉴욕타임스(NYT)는 김 의원 당선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천 출신인 김 의원은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친한파인 에드 로이스 전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20년 넘게 일하며 정치력을 키웠다. 그는 연방의회 입성 이후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활약하며 한미의원연맹 부활에 앞장섰고, 앞으로도 한미관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캘리포니아주 45지구에서 출사표를 던진 미셸 스틸 의원은 50%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55.3%를 득표해 제이 첸 민주당 후보(득표율 44.7%)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NYT는 “승부가 스틸 의원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의원은 1976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고, 1992년 LA 폭동 사태로 한인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 2006년 이후 지난 202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까지 5번을 내리 승리해 한인 사회에서는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었다.
영 김 의원(왼쪽)과 미셸 스틸 의원(오른쪽).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이 포함된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는 한국계 데이비드 김(민주) 후보가 출마해 같은 당 현역인 지미 고메즈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이 선거구는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60%에 육박해 라틴계 고메즈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43%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고메즈 의원(53.1%)이 김 후보(46.9%)를 앞서고 있다.

한인 후보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풀뿌리 선출직에도 대거 출마한 가운데 한인 이민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부지사가 탄생했다.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민주당 부지사 후보는 이날 20만 6천479표(67.22%)를 얻어 세아울라투파이 공화당 부지사 후보를 10만707표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루크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50개주 정부를 통틀어 최고위 선출직에 오른 한인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 부지사 후보. 실비아 장 루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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