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든 가상화폐 거래 불법화’ 발표…비트코인 가격 하락

중앙은행 엄단 발표…해외거래소의 중국 거주자 대상 인터넷 서비스도 불법
돈세탁 등 범죄악용 우려·에너지 소모·디지털위안화 환경 조성 감안된듯

베이징의 중국인민은행.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활동”으로 규정하면서 엄격한 단속 방침을 밝혔다. 중국 금융계망 등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24일 발표한 가상화폐 거래 관련 통지에서 “가상 화폐는 법정 화폐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보유하지 않는다”며 “가상 화폐 관련 업무 활동은 불법적인 금융 활동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통지는 또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을 거명하면서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시장에서 유통 및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법정 화폐와 가상 화폐의 교환 업무, 가상 화폐간 교환 업무 등은 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하고 형사 책임 추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상화폐 관련 업무로는 가상화폐 거래에 정보를 중개하고 정해진 돈을 받는 서비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와 불법 모금 등도 포함된다. 또 인민은행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역시 불법 금융 행위로 규정했다. 그에 따라 해당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중국내 직원도 법에 따라 책임 추궁을 받는다.

가상화폐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았거나 알아야 하는 법인·비법인 조직·자연인,가상화폐 거래 홍보를 맡거나 결제 기술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한 법인·비법인 조직·자연인도 마찬가지다. 인민은행은 또 가상화폐 및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법인, 자연인 등은 공공 질서와 선량한 풍습을 위배한 것이 되어, 관련 민사법률 행위는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또 가상화폐 및 관련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은 행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관련 부문은 이날 가상화폐 채굴 사업을 엄격히 제한하는 통지를 발표했다. 중국은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 가상화폐 채굴의 65%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이 지난 5월 류허 부총리 주재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타격하겠다”고 밝힌 뒤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가상화폐와 사기, 돈세탁 등과의 관련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채굴 과정에서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중국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에 타격을 준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가상화폐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중국이 달러 중심 국제금융망에 도전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위한 환경 조성 측면도 가상화폐 규제의 배경 중 하나로 추정됐다. 결국 5월 국무원 발표 이후 네이멍구·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비롯해 칭하이·쓰촨·윈난·안후이·허베이성 등 중국 각지에서 비트코인 채굴 단속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 중앙은행 차원에서 전국에 걸친 ‘가상화폐 거래 전면 불법화’ 방침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중국이 가상화폐와 관련해 취한 조치 중 가장 강력한 규제가 발표된 직후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며 뉴욕시간 24일 오전 7시 41분 현재 4만1천220달러(7.8% 하락)에 거래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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