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계기로 한국계 스타들이 증오범죄 규탄 활동에 발 벗고 나섰다.
샌드라 오, 대니얼 대 김, 스티븐 연, 아콰피나 등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스타들은 ‘증오범죄를 멈춰라‘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1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골든글로브 TV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 수상 경력의 샌드라 오는 ‘아시안 증오 멈춰라‘(Stop Asian Hate) 집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샌드라 오는 지난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집회에 등장해 확성기를 직접 움켜쥐고 감동적인 연설을 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우리는 처음으로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저는 아시아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아시아계의 단결과 연대를 촉구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올려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인종차별 폭력에 희생된 모든 사람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지만, 이제 두려워하지 말자“며 “아시아 사람임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자“고 말했다.
샌드라 오와 함께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은 지난 18일 미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시아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폭력과 차별을 증언했다.
그는 또 CNN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여동생이 2015년 증오범죄 피해를 봤다는 가족사를 공개하며 증오 범죄 근절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여동생이 집 근처에서 달리기하던 중이었는데 한 남자가 차를 몰고 오더니, 갓길 말고 인도로 가라고 소리쳤다“며 “그 남성은 동생이 인도로 갔는데도 차를 후진시켜 동생을 치어 쓰러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수사 경찰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다루지 않았다며 “가해자는 다른 아시아 여성에 대한 폭행 전력이 있음에도 경찰이 난폭운전 혐의만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트위터에 아시안 증오 범죄를 비판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아시아계 피해자들을 돕는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또 영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한국·중국계 배우 아콰피나는 “그들을 기억하자“며 애틀랜타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어 영화 ‘스타트렉‘ 시리즈와 ‘해럴드와 쿠마‘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수치심은 인종차별주의자의 몫“이라는 한국계 여성의 글을 트위터에 공유했고,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은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우리는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가수 에릭 남은 미국 시사잡지 타임 기고문을 통해 애틀랜타 총기 난사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종차별적“이라며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