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남성보다 여성 피해자가 2배나 많아…한인 여성도 주요 피해자

SAH, NAPAWF 공동 연구 보고서
중국, 한국계 여성이 주요 타겟
5건중 2건 캘리포니아서 발생
"언어・경제적 고립 고려한 대책 나와야"

아시안 차별 반대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유니언 스퀘어를 가득 메운 시위 참가자들. 한인단체장 등 한인들도 한글로 된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증오범죄’ 피해자들 중 여성이 남성보다 무려 2배가 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 인권단체인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SAH, Stop AAPI Hate)’가 ‘미국아태여성포럼’(NAPAWF, National Asian Pacific American Women’s Forum)과 공동으로 연구 조사해 20일 발표한 ‘아태계 여성들을 향한 급증하는 폭력과 차별(The Rising Tide of Violence and Discrimination Against Asian American and Pacific Islander Women and Girls)’ 보고서를 통해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SAH에 접수된 아시아계 여성을 상대로 한 증오 및 차별 범죄는 모두 3천943건으로 아시아계 남성보다 2.2배나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출신 아시안 여성이 67.5%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높은 남아시아 지역(16.2%)과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이나 바이러스’ 등 코로나 사태 책임을 중국에게 떠 넘기는 듯한 발언이 ‘증오 및 차별 범죄’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해 볼 수 있는 자료다.

범죄 유형별로는 욕설과 비하 발언 등 언어 폭력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차별과 따돌림을 비롯해 성추행, 폭행, 침뱉기 등 물리적 범죄가 그 뒤를 이었다. 범죄가 발생한 장소는 길거리와 같은 공공장소와 사무실 등 근무지가 절반을 넘었다. SNS 등 온라인에서의 범죄 발생 빈도도 높았으며, 학교와 대중교통, 공원에서도 적지 않은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연방은 물론 주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증오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예산 배정과 법률 제정 등으로 포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시아계 여성은 언어와 경제적 문제로 고립되기가 쉽기 때문에 이 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월 6일 SAH가 발표한 1년간의 아시아계 주민 대상 범죄 통계 보고서(Stop AAPI Hate National Report)에 따르면 2020년 3월 19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발생한 증오 범죄는 모두 6천603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천795건보다 무려 74%나 급증한 수치다. 피해자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계(43.7%)였으며, 한인(16.6%)들도 두 번째로 피해가 컸다. 언론을 통해서는 노년층의 피해가 많았지만 이 보고서에서는 26~35세 연령대가 30.3%로 가장 많았다. 증오범죄가 주로 사무실과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층이어서 피해도 큰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범죄가 발생한 지역을 보면 캘리포니아가 40%로 압도적으로 많다. 그 뒤로 뉴욕주(15.1%), 워싱턴주(4.8%), 텍사스(3.3%) 일리노이주(3.2%) 순이었다. 이외 아시아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증오 범죄 관련 통계는 SAH 홈페이지(stopaapihat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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