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두려웠나…트럼프, 특검소환 앞둔 펜스에 “존경하는 사람”

'대선 뒤집기' 수사 특검 소환통보 하루 만에 유화메시지 발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매우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며 뜬금없이 칭찬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언급은 펜스 전 부통령이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스미스 특검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사건에 대한 진술과 관련 문서를 펜스 전 부통령에게 요청했다. 펜스 전 부통령이 특검에 출석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펜스 회유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에 자신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1· 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사실상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폭동 당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는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결과를 뒤집으라고 종용했으나, 펜스 전 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인증 절차를 진행했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트럼프는 펜스를 “배신자”라고 부르면서 “펜스는 자신이 해야 했던 일을 할 용기가 없었다”고 맹비난했고 지금껏 험담을 퍼부어왔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작년 11월 펴낸 자서전에서 트럼프가 자신에게 대선 결과를 뒤엎으라고 압박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때 둘의 관계가 깨졌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펜스 전 부통령의 인디애나주 자택에서 재임 당시의 기밀 문건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펜스는 무고하다. 그는 평생을 의도적으로 정직하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옹호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자택 등에서 부통령 시절 기밀 문건 등이 발견되자 자체 조사를 벌여 기밀 문건을 발견해 수사 당국에 자발적으로 넘겼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일 펜스 전 부통령의 동의를 받고 자택을 수색해 기밀 문건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수사를 거론하며 “6년간 이런 일을 겪었고 더는 겪지 않겠다”며 “공화당이 이에 맞서 싸울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6년간 가짜 탄핵부터 뮬러 특검까지 모든 면에서 무죄를 입증했다”며 “더 해야 하느냐. 받아들일 수 없다. 너무 불공평하고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펜스 전 부통령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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