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근로시간 주45→40시간 단축…”4일 일하고 3일 휴무 가능”

상원서 만장일치 가결…내달 초 하원서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
5년간 단계적 감축…대통령 "더 나은 국가 위해 노력"

히아네트 하라 노동부 장관(가운데)이 21일 칠레 상원 본회의장에서 근로 시간 단축 법안 통과 이후 안토니아 오레예나 여성 및 성평등부 장관(오른쪽), 카밀라 바예호 정부 대변인(왼쪽)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칠레 상원 제공.
남미 칠레가 근로 시간을 주당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제도의 시행을 눈앞에 뒀다.

22일 칠레 일간지 라테르세라와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칠레 상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근무 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법안 개정안을 재적 의원 45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했다. 개정안 핵심은 현재 주당 45시간으로 규정된 근로 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가족 또는 지역사회 구성원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상한 안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하루 최대 1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규정에 따라 ‘4일 근무·3일 휴무’가 가능해진다. 현지에서는 ‘4×3’이라고 표기한다. 고용주와의 합의를 전제로 12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또는 보호자의 출·퇴근 시간 조정과 초과 근무 보상 가능성도 열었다.

가사도우미와 객실 승무원 등 그간 법으로 노동 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웠던 직종의 정규직화 길 역시 열렸다. 개인주택 경비 근로자와 선원은 주당 40시간 근무제를 보장받는다. 초과근무 수당 개편, 최대 닷새간의 시간 외 근무 휴일 인정, 호텔 근무자에 대한 주당 60시간 근무제 폐지도 담았다.

다니엘 누녜즈 상원의원은 “무엇보다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근무 시간 단축은 우리나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엘테르세라는 보도했다.

정부는 다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5개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 44시간, 2026년 42시간, 2028년 40시간’이 그 복안이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40시간제 향해 전진’이라는 언급과 함께 “우리는 더 나은 칠레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썼다.

상원(본원)에서 입법 절차를 밟은 이 법안은 다음 달 하원(심의원)에서 안건으로 다룬다. 정부는 ‘초당적 동의’ 분위기에 따라 하원에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히아네트 하라 노동부 장관은 “4월 첫째 주에는 하원에서 표결할 수 있도록 의원들과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통과될 경우) 정부 목표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새 법안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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