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정책 여파에 흔들리는 미국 고용시장…실업률 4.3%, 2021년 이후 최고치

8월 고용 증가 2만2천 명에 그쳐…전망치 크게 밑돌아

구인광고. 자료사진.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일자리 회복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경제 정책 여파로 급격히 둔화되며 노동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AP가 5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신규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쳐 전문가 전망치(8만 명)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올해 들어 월평균 신규 일자리가 7만5,000개에도 미치지 못하며, 지난해 평균(16만8,000개)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용 부진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국을 상대로 한 전방위 관세 부과, 불법 이민 단속 강화, 연방정부 인력 감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제조업은 지난달 1만2,000명, 올해 들어 총 3만8,000명의 일자리를 잃었고, 건설업도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로 7,000명이 줄었다. 연방정부 역시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효율성 부처’ 개혁과 맞물리며 1만5,000명을 감축했다.

반면 의료·사회복지 분야는 4만7,000개를 늘리며 전체 민간 신규 일자리의 87%를 차지했다. 특정 업종에 편중된 고용 회복은 경기 둔화의 신호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도 관세 충격을 호소한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의 할로윈 용품업체 트릭 오어 트릿 스튜디오는 멕시코·중국·태국에서 들여오던 원재료에 붙은 관세 부담이 올해만 38만9,000달러에 달했다. 이 회사는 가격을 15% 인상하고 결국 직원 15명을 해고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이 젊은 층이나 초급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분야에서 경력 초반(22~25세) 노동자의 고용이 ‘상당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가 금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실업률은 지난달 10.5%로 치솟아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오는 9월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1년간 금리가 1%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은 이미 뚜렷하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2%가 향후 1년간 실업률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관세 폭주와 정책 혼선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공세를 강화했다. 매사추세츠주 리처드 닐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불법적 관세 정책은 비용을 폭등시키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국내 제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부진 책임을 연준에 돌리며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늦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이미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고용시장마저 흔들리면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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