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방정책에 맞선 캘리포니아, 이민자 보호 4대 법안 전면 시행

개빈 뉴섬 주지사, 12일 법안 서명
이민가정 가족분리 대비·정보보호 강화
미성년자 법률지원·재판 절차권 보장

개빈 뉴섬 주지사. 사진=주지사실 제공.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강경 정책에 맞서 캘리포니아 주가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법안을 대거 통과시켰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12일 가족 분리와 민감한 정보 남용 위험에 직면한 이민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가족 대비 계획법(AB 495)’을 비롯해 이민 집행 정책을 다루는 ‘SB 508’, 미등록 미성년자 법적 대리인 제공을 위한 ‘AB 1261’, 형사 재판에서 비시민권자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는 ‘SB 281’등 여러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법안 패키지의 핵심인 ‘가족 대비 계획법(AB 495)’은 추방 등으로 인해 부모가 아이와 강제로 떨어질 상황에 대비해, 부모가 미리 친척 등 신뢰할 수 있는 성인을 임시 보호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법안 발의자인 셀레스트 로드리게스(민주당·산페르난도)는 “공포 속에 사는 아이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하고, 부모의 권리를 강화하는 조치”라며 “이민 가족들에게 ‘우리는 당신을 보고 있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법안인 SB 580은 주 법무장관이 지방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해 이민 단속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 보호 지침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병원 기록, 법원 데이터, 행정 시스템 등이 연방 이민 단속기관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AB 1261 법안은 단독 입국한 미등록 미성년자에게 법적 대리인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예산 조건이 있는 ‘비용 연계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주 사회복지부가 비영리 단체나 공공 변호인단과 계약을 통해 지원하게 된다. 뉴섬은 이미 아동 이민자 법률지원에 670만 달러, 청소년 보호 예산에 추가로 1,000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SB 281 역시 이번 법안 패키지에 포함되며,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이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 유죄 또는 불복 판결이 추방 등 이민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판사들이 직접 구두로 통지하도록 명문화했다. 이는 언어 장벽이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피의자가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와 별개로 뉴섬은 지난달, ICE 요원들이 신원을 숨기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에도 서명하며 투명성 강화를 추진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에서 법률 서비스를 축소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가 독자적으로 이민자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개빈 뉴섬은 이날 법안에 서명한 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민자들을 위해 우리는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민자들은 서류가 아닌 생명이며, 캘리포니아는 그들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