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흔든 대낮 루브르 박물관 보석 절도…나폴레옹 시대 황실 보석 8점 사라져

보안 허점 노린 4분 만의 ‘전문가형 범행’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자료사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낮에 보석 도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일요일인 19일(현지시간) 박물관이 개장한지 30분 만에 도둑들이 리프트를 타고 외벽을 올라가 창문을 부수고 침임한 뒤 보석 진열장을 깨고 나폴레옹 시대의 황실 보석 여러 점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모나리자에서 약 250미터 떨어진 ‘아폴론 갤러리’로, 프랑스 왕실 보석이 전시돼 있는 구역이다.

도둑들이 노린 것은 19세기 황후들과 여왕들이 착용했던 보석들이다. 마리 아멜리와 오르탕스 여왕의 사파이어 세트,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에메랄드 세트, 그리고 다이아몬드 브로치와 왕관 등 8점이 사라졌다. 이 중 외제니 황후의 왕관은 박물관 밖에서 부서진 채 발견됐지만 나머지는 행방이 아직 묘연하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도둑들은 센강변에서 리프트를 이용해 창문으로 진입했으며, 진열장을 부수고 보석을 챙긴 뒤 오토바이로 도주했다. 범행은 오전 9시 30분쯤 이루어졌고, 알람이 울리자 박물관 경비가 도착했지만 이미 도둑들은 떠난 뒤였다.

박물관은 즉시 폐쇄됐고 경찰은 주변 도로와 강변을 통제한 채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피라미드 입구를 통해 대피했다.

이번 사건은 2019년 독일 드레스덴의 ‘그린 볼트’ 보석 도난 이후 유럽에서 가장 대담한 박물관 절도로 꼽힌다. 특히 루브르가 최근 관람객 급증과 인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부 보안이 취약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논란으로도 번졌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루브르는 프랑스 문화의 상징인데, 이런 절도가 벌어진 것은 국가의 치안이 무너졌다는 신호”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폐쇄회로 영상과 도난 당시 사용된 리프트, 오토바이의 출처를 조사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범인은 네 명으로, 두 명은 노란 안전조끼를 입고 건설 노동자로 위장했으며, 나머지 두 명은 스쿠터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석 전문가들은 훔친 보석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전문 절도단은 훔친 보석을 잘게 나누거나 재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원래의 형태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루브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도난 사건을 겪은 적이 있다. 1911년에는 ‘모나리자’가 사라졌다가 2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회수됐고, 1956년에는 한 방문객이 돌을 던져 그림이 손상되는 사건이 있었다.

현재 루브르는 7억 유로 규모의 보안 강화 및 전시 개선 프로젝트인 ‘루브르 뉴 르네상스’ 계획을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조차 완벽한 보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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