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미들급 전설 ‘경이로운’ 헤글러, 66세로 별세

마빈 헤글러의 1974년 모습. [사진 AP=연합뉴스]

프로복싱 역대 최강의 미들급 챔피언 마빈 헤글러가 13일 숨을 거뒀다. 향년 66. AP통신은 이날 헤글러의 아내인 케이 G. 헤글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헤글러의 아내는무척 슬픈 발표를 하게 돼 유감이라며오늘 불행히도 사랑하는 남편이 뉴햄프셔에 있는 집에서 예기치 못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1954 5월 미국의 손꼽히는 슬럼가인 뉴저지주 뉴어크의 흑인 빈민가에서 6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헤글러는 프로복싱 역사상 최고의 미들급 복서로 평가받는다. 헤글러는 프로복싱 미들급에서 약 8년 동안 세계 최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983돌주먹로베르토 듀란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1985년에는히트맨토머스 헌즈를 3라운드 KO로 물리쳤다. 헤글러는 1976년부터 1986년까지 36 1무로 무려 10년 동안 무패를 기록했다. 헤글러는 1987 4월 슈거레이 레너드와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결국 이 시합이 헤글러의 은퇴 경기가 됐다.

1985년 헤글러와 헌즈의 대결. [사진 AP=연합뉴스]

레너드는 철저하게 아웃복싱을 구사하면서 링 주위를 맴돌다가 기회가 오면 화려한 연타 공격을 퍼부었다. 헤글러는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펀치를 날렸지만, 레너드의 빠른 발과 펀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헤글러는 통산 전적 67 62(52KO) 2 3, 미들급 12차 방어의 커리어를 남기고 은퇴했다. 그는 1983년과 1985년 두 차례 미국 복싱 기자협회가 선정한올해의 복서에 뽑혔다. 복싱 전문지복싱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헤글러를 1980년대 최고의 복서로 꼽았다. 헤글러는 은퇴 이후에 영화계로 뛰어들어 B급 액션물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헤글러는 1993년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헤글러의 특별한 닉네임은마블러스(Marvelous)’, 경이로운복서였다. 지칠 줄 모르는 승부 근성으로 경기 대부분을 KO로 끝내고, 아무리 맞아도 단 한 번도 KO패가 없었던 그에게 어울리는 찬사였다.

전설적인 복싱 프로모터인 밥 애럼은헤글러는 영예로운 사람이었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었다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투지로 링에서 싸웠고, 진정한 운동선수이자 진실한 사람이었다. 그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매니 파키아오를 세계적인 복서로 키워낸 트레이너 프레디 로치는편히 잠드소서, 나의 친구여. 헤글러 가족에게도 애도를 표한다헤글러 당신이 복싱에 기여한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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