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이어 공화 텃밭 텍사스도 투표권 제한

우편 투표 용지 발송 제한
공화당 주도로 하원서 처리

텍사스주 하원의 투표권 제한법 논의를 방청하는 시민.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의 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쟁점이 됐던 우편 투표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대표적인 선거 경합주 플로리다주가 공화당 주도로 투표권 제한법을 시행한데 이어 텍사스주도 하원에서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처리한 것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 하원은 7일 투표권 제한 법안을 가결했다고 AP 통신과 정치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이 법안은 주 정부 공무원들이 유권자의 사전 요청이 없는 경우 우편투표 용지 발송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강력히 반대했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수정안을 두고 밤샘 협상을 진행하는 진통 끝에 이날 새벽 3시 찬성 81표, 반대 64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민주당의 요구로 하원의 투표권 제한법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투표 금지 조항을 빼고 유권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완화했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더 엄격한 투표 제한 조항이 추가될 수 있다고 CNN 방송은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법안이 주 정부로 넘어오면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혀 투표권 제한법은 텍사스주에서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을 발의한 브리스코 케인 주 하원의원은 “유권자 탄압이 아닌 유권자 (권리) 향상 법안”이라며 “사람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막는 조치”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대선 때 유권자의 우편투표 참여를 독려했던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텍사스지부는 성명에서 “어둠을 틈타 텍사스 하원은 미국에서 최악의 반투표 법안 중 하나를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텍사스주의 투표권 제한법 처리를 반대하는 시민들.
뉴욕타임스(NYT)는 “플로리다주가 새로운 투표 규제법안을 시행한 지 몇 시간 뒤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주 의회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만드는 광범위한 법안을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6일 부재자 투표와 우편투표 절차를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플로리다는 대선 선거인단 29명, 텍사스는 38명이 걸려있는 주요 승부처다.

NYT는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요 대선 격전지”라며 “2020년 대선에서 백악관을 내준 이후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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