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에서 흑인 최초로 수장 자리에 오른 클로딘 게이 총장이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게이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게이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개서한에서 “내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학교를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게 명확해졌다”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학교 이사진과 상의를 통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게이 총장은 지난달 연방 하원 청문회를 계기로 ‘반유대 총장 퇴출 운동’에 나선 미국의 보수층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미국의 보수층은 게이 총장이 과거 발표한 논문에서 표절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하면서 학자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섰다.
하버드대는 당초 게이 총장의 박사학위 논문 2편에서 인용 표시가 불충분한 부분이 발견됐다면서도 ‘문제가 된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는 취지로 게이 총장을 보호했다. 그러나 새해가 된 뒤 게이 총장의 논문에서 추가 표절 의혹이 공개되는 등 공격이 끊이지 않자 하버드대도 두 손을 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인 게이 총장은 2000년 스탠퍼드대 정치학과에서 교편을 잡은 뒤 2006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게이 총장은 흑인 등 소수인종의 선출직 진출이 정부에 대한 전체 국민 인식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