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행 비행기서 깜짝 출산…의료진 탑승에 ‘행운’으로

구두끈으로 탯줄 자르고
스마트 워치로 심박수 측정
탑승객들 순산에 박수갈채
틱톡 영상으로 세계 공유

순산한 산모와 건강한 아기. 하와이태평양병원 트위터 캡처.
미국의 한 국내선 비행기에서 임신 29주차 여성이 조산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함께 탑승했던 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출산을 도우며 따스한 행운으로 마무리됐다. 4일 AP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하와이로 향하는 국내선 비행기에 라비니아 ‘라비’ 마웅가라는 이름의 임신 29주차 여성이 가족 여행차 탑승했다가 갑작스러운 출산의 순간을 맞았다.

다급한 의료진 호출에 하와이 태평양 가족 건강 병원에서 외과의사로 일하는 데일 글렌 박사와 북 캔자스 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근무하는 3명의 간호사가 일제히 몸을 움직였다. 글렌 박사는 “기내에서 의사를 호출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굉장히 응급 상황으로 보였다”고 당시를 묘사했다.

전문가의 도움 속에 마웅가는 상공에서 무사히 남자아기를 출산했다. 아기의 이름은 레이먼드로 지었다. 일체의 의료장비 없이 진행되는 출산에 의료진은 창의적으로 대응했다. 그들은 탯줄을 끊고 묶기 위해 구두끈을 동원했고, 신생아의 심박수를 재기 위해선 스마트 워치를 썼다. 글렌 박사는 “우리는 모두 비좁은 비행기에서 출산을 돕기 위해 굉장히 애를 썼다”며 “힘든 상황이었지만, 팀워크는 훌륭했다”고 말했다.

레이먼드의 탄생은 한 탑승객이 촬영한 ‘틱톡’ 영상으로도 전 세계에 공유됐다. 승객들은 출산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일제히 박수와 환호로 축하했다. 비행기는 3시간 연착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고, 휠체어에 탄 어머니의 품에서 레이먼드는 우렁차게 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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