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2편 칸영화제 경쟁 부문 동시 진출…박찬욱 ‘헤어질 결심’·히로카즈 ‘브로커’

이정재 연출 데뷔작 '헌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포스터. 영화사 집/CJ ENM, CJ ENM/모호필름 제공.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등 한국 영화 2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다음 달 열리는 제75회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한국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른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배급하는 한국 영화다.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고레에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한국에서 촬영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일본 감독이다. 칸 경쟁 부문에 5번 이름을 올렸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심사위원상을, ‘어느 가족'(2018)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 역시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2016년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다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의 오랜 파트너인 정서경 작가가 공동 집필한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갖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했다.

두 작품은 칸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뒤 오는 6월 국내에서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4관왕까지 새 역사를 썼던 투자·배급사 CJ ENM은 한 해에 두 편의 작품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리는 기록도 쓰게 됐다.

CJ는 2005년 비경쟁 부문에 진출한 ‘달콤한 인생’을 시작으로 ‘밀양'(경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박쥐'(경쟁), ‘마더'(주목할만한 시선), ‘표적'(비경쟁), ‘아가씨'(경쟁),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비경쟁), ‘공작'(비경쟁), ‘기생충'(경쟁)에 이어 올해 두 편의 작품을 더해 총 12편을 칸영화제에 진출시켰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포함해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미래의 범죄’ 등 총 18편의 작품이 후보에 올라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룬다.
영화 '헌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인 첩보 액션 영화 ‘헌트’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으로, ‘표적’, ‘오피스’, ‘부산행’, ‘불한당: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공작’, ‘악인전’ 등이 이 부문에서 상영된 바 있다.

‘헌트’는 영화계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0여 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이들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는 라이벌 관계의 안기부 요원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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