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달 1일부터 일상회복…사적모임 10〜12명까지·24시간 영업

수도권 10명·비수도권 12명…유흥시설만 당분간 밤 12시까지
식당·카페서는 미접종자 4인까지 제한…위기시 '비상계획' 발동

한국 단계적 일상회복. 사진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한국에서 내달 1일부터 6주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계획이 시작된다. 수도권은 10명까지,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식당·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단, 식당·카페에서는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일상회복 연착륙을 위해 당분간은 유흥·체육시설 등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시행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한국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방역·의료 분야 신종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최종안을 발표했다.

◇ ‘백신패스’ 논란에 실내체육시설엔 2주 자율시행 허용

1단계가 시작되는 내달 1일부터는 생업시설 영업시간 규제가 없어져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이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다. 감염 고위험시설인 유흥시설, 콜라텍, 무도장만 밤 12시 영업제한을 받는다. 새벽 영업은 2일 오전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오는 31일 핼러윈데이 행사·모임이 1일 새벽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1단계 시행 시점을 1일 오전 5시로 정했다.

사적모임은 접종 구분 없이 수도권에선 10명까지, 비수도권에선 12명까지 가능해진다. 지난 25일 발표된 초안에서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동일하게 10명 제한 방침이 제안됐으나 이번 최종안에서는 비수도권 제한 인원을 12명으로 다소 완화했다. 현행 기준은 수도권 8명, 비수도권 10명이다. 다만,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는 식당·카페에서는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게 하는 특별 규제가 시행된다.

고위험 시설에는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경마·경륜·카지노 등 13만개 고위험시설과 의료기관·요양시설·중증장애인·치매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환자·입소자를 면회할 때는 접종완료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를 보여줘야 한다. ‘백신패스’로 통용되던 용어를 정부는 ‘방역패스’로 정해 최종안에 담았다.

정부는 방역패스를 두고 불편·차별 논란이 인 것을 고려해 제도 안착을 위해 내달 7일까지 1주간 계도기간을 주기로 했다. 헬스장·탁구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서는 이용권 환불·연장 등을 감안해 내달 14일까지 2주간 자율 시행을 허용한다.

행사·집회 인원도 내달 1일부터 늘어난다. 미접종자를 포함할 경우에는 99명까지, 접종완료자나 음성확인자만 참여하면 499명까지 모일 수 있다.
김부겸 총리, 코로나19 중대본회의 주재.

유흥시설·실내체육시설 등엔 '방역패스' 적용하되 1〜2주 계도기간
접촉자 격리기간 2주→10일 단축…경구용 치료제 40만4천명분 확보
김총리 "마스크·환기·적극검사, 끝까지 지켜달라"

◇ 4주 이행+2주 평가로 3단계 방역완화…2단계서 야외마스크 지침 마련

일상회복은 기본적으로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1단계 개편은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 2단계는 ‘대규모 행사허용’, 3단계는 ‘사적모임 제한 해제’가 핵심이다.

각 단계는 4주간의 이행기간과 2주간의 평가기간을 거친다. 정부는 접종완료율(1차 70%, 2차 80%)과 중환자실·병상 여력(40% 이상), 주간 중증환자·사망자 발생 규모, 유행규모·감염재생산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다음 단계 이행 여부를 결정한다. 방역 상황이 안정적이라면 2주를 채우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불안하면 2주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 6주 간격이라면 12월 13일에 2단계, 내년 1월 24일 3단계가 시행된다.

2단계 개편에서는 유흥시설, 콜라텍, 무도장에만 적용되던 밤 12시 영업제한 규제도 없어진다. 사적모임, 미접종자 참여 행사 규제도 1단계와 동일하지만, 접종완료자나 음성확인자만 참여하는 행사는 인원 제한이 완전히 풀린다. 수만명이 모이는 공연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100인 이상 대규모 행사·집회에는 방역패스가 새로 적용된다.

3단계 개편에서는 사적모임, 행사 관련 인원 제한이 없어지고, 실내 마스크 착용과 전자출입명부·안심콜 등 기본수칙만 남는다. 마스크 수칙은 1단계에서는 현행 체계가 유지되고, 2단계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및 해제 범위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 재택치료가 기본, 병상부족시 ‘비상계획’, 먹는 치료제 40만4천명분 확보

일상회복이 시작되면 외국처럼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현재 1천〜2천명 수준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4천〜5천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PCR 검사 역량을 하루 65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위치정보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QR코드 전자출입명부 등을 연계하는 ‘전자적 위험동선 확인기술(Digital tracing)’을 도입해 역학조사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의사협회에서는 5차 대유행과 하루 2만명 확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중환자실·입원병상 가동률이 75%를 넘거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위기 상황이 오면 일상회복 단계를 잠시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동한다.

방역패스 확대, 사적모임 제한 강화, 행사 규모·시간 제한, 요양병원 등 면회 금지, 종사자 선제검사, 병상 긴급확보 등 일시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통해 방역상황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상회복 과정에서는 ‘재택치료’가 원칙이 된다. 70세 이상, 노숙인, 정신질환자, 투석환자 등을 제외한 무증상·경증 환자는 기본적으로 집에서 치료를 받는다.

정부는 접촉자의 격리기간도 2주에서 10일로 단축하고 격리 해제 전 PCR 검사를 실시해 음성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외 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경구용(알약) 치료제 40만4천명분을 확보한다. 27만명분은 정식계약 및 선구매 계약으로 이미 확보했으며, 첫 물량은 내년 1분기에 공급된다. 고위험 환자에게 처방되면 중증화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부겸 총리는 “이것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혹시 모를 대규모 유행에 대비해 언제든지 병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내외 마스크 착용·주기적인 환기·적극적 진단검사 등 세 가지 필수 방역수칙만큼은 반드시 그리고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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