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아시아계 주민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위험 높아…정기검진·예방접종 해야

‘B형 간염’ 미국내 감염자 절반이 아시아계 주민
머큐리뉴스, 한인 감염자 사례로 ‘위험성’ 알려
“정기검진・예방 접종으로 감・전염 위험 줄여야”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주민들이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머큐리뉴스는 한인 제임스 강 씨 사례를 통해 미국 내 아시아계 주민들의 B형 간염 실태와 위험성을 조명했다. 강 씨(60)는 한국에서 20대 초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인 교회, 마트, 음식점 등 다양한 아시아 커뮤니티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그는 간 건강에 대한 경고 신호를 쉽게 지나쳤고, 술을 피하라는 조언이나 몸에 이상 신호가 있다는 경고도 무시했다고 회상했다.

10년 전, 강 씨는 캘리포니아의 저렴한 보험 프로그램을 통해 산타클라라 밸리 메디컬 센터 소화기·간 건강센터에서 진료를 받았다. 담당 한인 전문의 엘리자베스 황 원장은 그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렸다. 강 씨는 이미 간경변으로 식도에 정맥류가 생겼고, 간에는 제거할 수 없는 암세포가 발생한 상태였다. 그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었다. B형 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약 25%이며, 조기 발견이 어렵다. 감염 사실을 늦게 인지한 경우 집중 치료가 필요하며, 이런 환자 4명 중 1명은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미국 내 아시아계·태평양계 주민은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B형 간염 감염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즉, 아시아계 12명 중 1명이 만성 B형 간염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출생 국가에서 이미 감염된 경우가 많다. 특히 영아가 감염될 경우 90%가 만성화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보건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주민 대상 B형 간염 검진과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베티 두옹 의원은 “B형 간염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산타클라라 카운티 내에서는 치명적인 건강 문제”라며 경각심을 강조했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보고된 신규 진단 13,254건 중 60%가 아시아계·태평양계 주민이었다. 이는 아시아계 인구가 카운티 전체 인구의 42%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B형 간염은 1980년대 개발된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치료는 완치는 아니지만, 암 발생과 다른 사람으로의 전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최대 240만 명이 감염 상태임에도 대부분 자신이 감염됐는지 모른다. 일부는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접종을 받아도 예방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문을 연 베트남계 서비스 센터는 베트남어와 스페인어로 B형 간염 예방 상담, 검진, 의료기관 연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헵비프리(Hep B Free)’ 리처드 소 대표는 이러한 지역 기반 예방 네트워크를 통해 베이 지역 감염자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처럼 아시아계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지역에서 전수 검진을 의무화하면, 한 세대 안에 B형 간염을 거의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출생 시 어머니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아시아계·태평양계 감염자의 90%가 출생 시 감염된다. 그는 현재 간 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동맥 카테터를 통해 7시간 동안 방사선으로 간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 후 하루 종일 잠에 빠지지만, 암이 재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강 씨는 “물론 두렵다. 쉽지 않지만, 동시에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검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치료와 예방을 위해 자신이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황 원장은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은 간경변 없이도 진단될 수 있으며, 남성은 40세, 여성은 50세부터 정기 검진을 시작하고, 아프리카계 출신 등 특정 고위험군은 나이에 상관없이 검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기관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적극적인 검진과 예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B형 간염의 날(7월 28일) Hep B Free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식 증진을 위한 ‘해피 아워’ 행사를 개최하고, 치료 연구 참여를 독려했다. 강 씨 사례는 아시아계 주민들에게 정기검진과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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