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 만세”…103주년 3.1절 기념식 성대히 열려

실리콘밸리 한인회관과 새크라멘토 한인교육문화회관서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한 목소리
새크라멘토 한인회는 기념식 후 장학금 전달식 행사도 가져

실리콘밸리 한인회관에서 열린 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든 한인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목청껏 외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대한독립 만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실리콘밸리 한인회가 주관하고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몬트레이 한인회가 동참해 열린 103주년 3.1절 기념식을 통해서다.

3월 1일 실리콘밸리 한인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150여 명의 북가주 한인들이 참석해 ‘삼일절 노래’를 다같이 부르고 태극기를 높이 들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겼다.

윤자성 미주안중근의사기념사업재단 회장의 ‘독립선언문’ 낭독으로 시작된 기념식에는 박승남 SV한인회장, 곽정연 SF한인회장, 이진희 EB한인회장, 오영수 몬트레이 한인회장 등 각 지역 한인회장들과 윤상수 총영사, 김한일 김진덕・정경식 재단 대표, 윤행자 광복회 SF지회장, 김상언 SF민주평통 회장 등이 참석해 기념사와 축사를 전했다.

기념사와 축사에서는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나라 사랑의 마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서서히 회복돼 가는 상황에서 한인들이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이어받아 화합하고 단결해 주류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자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고도준 한국전 참전용사의 선창으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윤상수 총영사와 한인 단체장들.
윤행자 회장은 “‘훌륭한 미국인이 되어라, 그러나 한국인의 정신을 잊지 말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을 인용하며 “우리의 후손들이 훌륭한 미국인인 동시에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자긍심을 가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남 회장도 “애국선열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화합하고 단결해 동포사회 발전과 권익신장을 위한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소통과 화합으로 100여 년 전 선열들의 피끓는 외침이 동포사회의 협력, 호혜, 공영이란 함성으로 다시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한인의 한 사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수 총영사는 ‘신냉전 우려 속에 역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대독했다. 기념사 대독에 앞서 윤 총영사는 ‘“우리 선조들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헌신으로 대한민국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며 “3.1운동에서 보여준 한국인의 저력과 단결을 한인여러분들이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 나간다면 미국내 한인의 위상을 더욱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일 대표는 “목숨을 건 만세 소리가 오늘의 평화를 만들었다”고 운을 뗀 뒤 “나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닌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을 만들 수 있었다”며 “북가주 한인들도 화합과 협력으로 주류사회에서도 주목하는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자”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한 “그동안 독도 이름 되찾기, 샌프란시스코와 서울 위안부 기림비 건립,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참여 등 재단이 펼쳐온 모든 사업들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등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저희 재단도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기념사를 전했다.
윤행자 광복회 SF지회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김상언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이민 선조들께서는 다른 어떤 곳 보다 조국 독립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셔섰다”고 말한 뒤 “장인환 전명운 의사 의거를 시작으로 독립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하신 대한인국민회를 통해 상해 임시정부는 물론 독립운동가를 지원할 수 있었다”며 “이런 우리 선조들의 피끓는 노력이 있었기에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고 이제는 경제 대국이자 문화 강국으로 세계의 부러음을 받는 대한민국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념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증오범죄’ 규탄 목소리도 나왔다. 곽정연 회장은 “최근 뉴욕에서 중국여성과 한인 여성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희 회장도 “이스트베이 한인회는 우리 사회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아시안 증오범죄와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으며, 오영수 몬트레이 한인회장도 “최근 뉴욕에서 증오범죄로 희생된 한인 여성에 대한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이런 억울한 희생이 되풀이 도지 않도록 우리가 힘을 합쳐 증오범죄에 대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이 실리콘밸리 오케스트라단의 반주에 맞춰 '홀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기념식에 초대된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은 실리콘밸리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아침 이슬’과 ‘홀로 아리랑’을 선사했으며, 기념식 참석자들과 함께 삼일절 노래를 합창했다. 이어 한국전 참전용사인 고도준 옹의 선창으로 만세 삼창을 다함께 외치며 기념식은 마무리 됐다.

기념식에서 박승남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은 20대 한인회 발전에 기여한 김금희 실리콘밸리 한인회 문화센터장과 박종수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 지휘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강대형 실리콘밸리 한인회 합창단 단장에게는 봉사상을 수여했다.

또 이날 기념식장에는 실리콘밸리 성공신화를 만들었던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도 참석해 한인들로부터 환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새크라멘토 한인회는 이날 오후 5시 새크라멘토 한인교육문화회관에서 자체 기념식을 가졌다. 조현포 회장이 기념사를 정광용 부총영사가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했다.

기념식에 이어 장학금 전달식도 열렸다. 새크라멘토 한인회가 지난해 골프대회를 통해 조성한 기금중 5천 달러를 장학생 10명에게 전달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다니엘 장, 다니엘 박, 이재연, 션 정, 시드니 리, 장한나, 빈스 한, 김대연, 박주나, 장호연 등 학생 10명에게는 장학증서와 각각 500달러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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