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보건장관에는 첫 라틴계 베세라 인준…코로나 진두지휘
이례적 투표 방식에 전원 찬성…직업 외교관 출신 첫 CIA 수장
연방 상원이 18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직업 외교관 출신인 윌리엄 번스(64) 지명자를 인준했다.
초대 보건장관에는 라틴계 출신으론 처음으로 하비에르 베세라(62)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이 인준됐다.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이례적인 만장일치 찬성으로 번스 지명자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또 정식 표결 대신 구두 투표가 이뤄졌다. 구두 투표는 출석한 모든 의원이 동시에 찬성과 반대를 외치면 의장이 다수의 의사에 따라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로이터통신은 “상원은 격렬하게 분열된 의회에서 이례적으로 반대 없이 만장일치 구두 투표로 번스 지명자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내비쳐왔지만, 그가 입장을 바꾼 뒤 구두투표가 성사됐다. 그는 독일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규탄할 것을 바이든 정부에 요구했고 국무부가 이에 ‘나쁜 거래‘라며 제재 경고 성명을 낸 뒤 입장을 철회했다.
번스 국장은 국무부에서 33년간 일하며 부장관까지 지낸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그는 이미 요르단·러시아 대사, 국무부 고위직 3번을 거치며 5차례나 상원 인준을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모두 근무한 번스 국장은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IA를 이끌게 된다.
지난달 인준 청문회에서 그는 중국, 기술, 정보인력, 파트너십 등 4가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 중국에 대해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치고 자국민을 억압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권위주의적인 적수라고 지칭했다.
AP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 러시아, 이란 및 다른 곳의 다양한 국제적 위협에 맞서는 가운데 상원은 베테랑 외교관 번스가 미국 최고의 스파이 기관을 통제할 수 있도록 인준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깜짝 발탁‘ 인사로 평가된 베세라도 초대 보건복지부(HHS) 장관에 인준됐다. 라틴계 출신 미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베세라가 처음이다.
베세라의 인준안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찬반으로 팽팽하게 갈렸지만, 공화당에서 찬성표 하나가 나오면서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인준안이 가까스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베세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내놓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기관들을 감독하게 된다.
베세라는 멕시코에서 이민 온 모친을 두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12선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이민제도 감독에 관여하고, 라틴계 미국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국립박물관을 추진하는 등 라틴계를 대변해온 것으로 잘 알려졌다.
또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이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하에서 폐지 위기에 놓이자 이를 지키는 데에 앞장서 왔으며, 폐지를 반대하는 20여 개 민주당주 연합을 이끌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시절에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이민, 환경 등 각종 이슈를 놓고 누구보다도 많은 소송을 제기한 인물로도 회자된다.
공화당은 베세라가 의학 관련 직접적인 실무 경험이 없는 데다 이념적으로 과격한 성향이 있어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민간 보험을 없애려 할 것이라고 우려, 이번 인준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베세라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건강보험 무상 지원과 국경 개방, 낙태 허용 등 극좌적 목표를 추진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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