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갈아입기에 분주한
여름 끝을 살랑이는 어린 단풍잎이
아가의 손짓으로 가을로 가자 하네
생각은 낙엽처럼 쌓여만 가고
호수 가득히 구름 담아 놓은 하늘은
더 높이 올라 부시게 청명하자 하네
멀어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두 팔 활짝 벌린 외로움이
빈 들판에 허수아비로 서 있자 하네
근원 모를 곳에서 불어오는
사색처럼 흩날리는 갈 바람은
먼 산과 강을 구름 되어 넘자 하네
길가에 가로수 그림자 수척하고
첫 이슬 흠뻑 머금은 국화꽃이
가을에 흥건히 취하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