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주지사 주민소환 요건 충족…방역 불만·위선 논란

162만6천여명 서명으로 청원 요건 넘겨
CNN "이르면 8월 주민투표 실시될 수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오른쪽)가 지난 2월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규모 코로나 백신 접종소 개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페이스북 캡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코로주민소환 위기에 직면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소환 요건을 충족하는 서명인 수를 확보했다고 CNN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주지사 주민소환 투표를 성사시키려면 지난 주지사 선거에서 나온 유효표의 12%인 149만5천여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선거 업무를 관장하는 이 주 국무장관실에 따르면 이날까지 162만6천여명의 서명이 검증됐다. 이달 29일까지 추가 검증 작업이 진행되며, 그로부터 30일간 주민소환 청원에 서명한 유권자들은 서명을 철회할 수 있다.

CNN은 이런 절차를 모두 통과할 경우 주민소환 투표는 이르면 8월, 늦어도 12월에는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섬 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훨씬 이전에 시작됐지만,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시행한 강력한 방역 대책은 이를 부채질했다. 한편에선 공격적인 방역 조치에 박수를 보냈지만,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은 식당 주인이나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불만이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뉴섬 주지사가 고급 프랑스식당에서 열린 절친한 로비스트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그의 도덕성에 금이 갔다. ‘위선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여론이 거세졌고 이는 주민소환 운동에 넉넉한 땔감이 됐다. 뉴섬 주지사는 이미 주민소환 반대 캠페인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주민소환 운동을 비판하는 ‘공화당의 리콜을 멈춰라’란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환 운동에 반격을 가하는 여론전을 개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주민소환이 백신과 마스크 반대론자,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 반(反)이민주의자 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원하는 공화당 주도의 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공화당이란 정파적 대결 구도의 틀을 씌운 것이다. 이미 차기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인사들도 여럿이다. 올림픽 10종경기 금메달리스트이자 TV 진행자인 케이틀린 제너, 공화당 소속의 전 샌디에이고 시장 케빈 폴코너 등이 후보로 나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전에도 주지사가 주민소환으로 물러난 적이 있다. 민주당 소속의 그레이 데이비스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주지사직을 수행하다 주민소환 투표로 중도 퇴진했다. 그를 쫓아낸 이는 영화 ‘터미네이터’, ‘토털 리콜’, ‘프레데터’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일급 액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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