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조사 마친 이재명 대표 “납득할 만한 근거 없었다”

이 대표, 조사 후 "기소할 것이 명백…결국 법정서 진실 가려질 것"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한국시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조사가 출석 약 12시간 만에 끝났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42분께 조사를 마치고 성남지청 본관 밖으로 나와 “답은 정해졌고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제시한 여러 자료를 봐도 제가 납득할만한 근거는 없었다”며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함께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문 앞까지 걸어가며 자신을 기다려준 지지자들과 악수한 뒤 차량에 탑승 후 귀가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 등으로부터 이 의혹으로 고발되면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를 상대로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이 각종 인허가 때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후원금이 대가성이었는지, 이 대표가 후원금 모금 과정에 관여했거나 인지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을 것으로 보인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한국시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의 질문에는 대부분 ‘서면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식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질문에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구체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서면진술서에는 기업이 지급한 돈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 계약에 따른 광고비라는 점, 두산그룹의 병원 부지를 용도변경 해준 것은 공익을 위한 적법한 행정이라는 점, 구단의 광고 영업에 관여한 바 없다는 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검찰이 내민 증거에 대해선 ‘이런 일이 있었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사실상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안호영 수석대변인 명의로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바탕으로 조사에 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점심 식사도 내부에서 간단히 먹은 뒤 저녁 식사는 거른 채 조사에 임했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의 소환조사를 이번 한차례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향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을 검토한 뒤 늦어도 이달 중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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