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13시간 소환 조사 후 귀가

재소환 가능성도…내일은 국민의힘 김웅 의원 소환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일(한국시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차장검사급)을 소환 조사했다.

손 검사에 대한 조사는 진술 조서 열람과 휴식 시간까지 포함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3시간가량 이어졌다. 조사를 다 받은 손 검사는 청사 내 차폐 시설에서 공수처 관용 차량을 타고 귀가했고, 취재진에 모습을 한 차례도 노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있으면서 정책관실 검사들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을 지시하고, 국민의힘 김웅 의원 등과 공모해 고발을 사주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 보호법·형사절차전자화법·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9월 10일 손 검사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지 약 두 달 만에 그를 소환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첫 피의자 소환이다. 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김 의원이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고발장에 표시된 ‘손준성 보냄’을 근거로 이번 의혹에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수사 초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입건하는 등 손 검사의 ‘윗선’으로 윤 전 총장을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손 검사의 부하였던 A 검사가 고발장 전달 당일(작년 4월 3일) 첨부 자료에 포함된 판결문을 검색한 점을 제시하며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지시했는지를 추궁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이 같은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소환에 여러 차례 불응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0일 체포영장과 23일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불상’으로 기재하는 등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을 명확하게 특정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수사력 부족 논란이 일었다. 따라서 공수처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진행한 보강수사에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을지가 이날 조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수처는 이날 손 검사에 이어 3일에는 고발장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가는 창구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영장 기각 직후 촉박하게 손 검사를 부른 만큼, 두 사람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물증을 추가로 확보한 뒤 손 검사를 재소환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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