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 김재원 당원권 정지 1년, 태영호 3개월 처분

김재원 내년 총선 공천 사실상 봉쇄
태영호 최고위원 사퇴에 징계 수위 감경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0일(한국시간)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한 태영호 의원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이 추가로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1일 윤리위 첫 회의에서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9일 만이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기도 하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김 최고위원 징계 사유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임에도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정강·정책에 반함은 물론, 품격 없는 발언을 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우파진영 천하통일’ 발언에는 “당이 마치 특정 종교인 영향 아래 있다거나 그의 과도한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4·3은 격이 낮다’고 발언해 유족회와 관련 단체 등에 상당한 모욕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국민 통합을 저해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태 의원 징계에 대해선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을 거론하며 대일 정책을 옹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발언해 마치 대통령 비서실이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고 당무에 속하는 최고위 모두발언 방향까지 지시하는 걸로 오인하도록 잘못 처신했을 뿐 아니라, 이런 발언이 잘못 녹음돼 외부에 알려지게 하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당 위신과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JMS 민주당’이라고 한 태 의원 SNS 글에 대해 “야당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의 정치적 수사로 보이긴 하지만, 공당을 중대한 문제가 있는 특정 종교인이 속한 종교단체와 연관 지어가며 부적절한 표현을 섞어 비난했다”며 “제주 4·3 사건은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주장은 법률 취지에 반하는 걸로 볼 수밖에 없고, 4·3 희생자 유족에게 상처를 줘 국민 통합을 저해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을 향해 “이번 사안과 같이 반복되는 설화는 외부적으로 심각한 해당 행위이고, 내부적으로는 당 지도부 리더십을 스스로 손상한 자해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윤리위 결정으로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태 의원은 최고위원직 사퇴로 징계에서 ‘정상 참작’을 받으면서 공천 가능성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황 위원장은 태 의원의 자진 사퇴가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쳤냐는 기자들 질문에 “결과를 보시면 알죠”라며 사실상 인정했다.

김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발언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한 발언,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고 한 강연,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발언 등으로 징계 대상이 됐다.

태 의원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Junk(쓰레기) Money(돈) Sex(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게시물을 SNS에 올린 것,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을 부른 ‘녹취 유출 파문’으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윤리위는 지난 8일 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소명 자료 제출 등 추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이날로 결정을 미뤘다. 황 위원장은 당시 윤리위 회의를 마친 뒤 ‘정치적 해법’을 거론하며 이들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징계 수위 결정에 참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