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강 첫 TV토론…홍준표는 핵공유, 유승민은 ‘천공스승’으로 윤석열 협공

원희룡, 윤석열에 "가난해 봤나"
홍준표 "깨끗한 후보만이 이재명 잡을 수 있어"
윤석열 "천공스승, 부인과 같이 만나…비방성 논의에 유감"

국민의힘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한국시간)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국민의힘이 2차 컷오프(예비경선)를 치른 후 11일(한국시간) 처음 개최한 4강 간 TV 토론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화살이 집중됐다.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추격자들의 협공에 처한 윤 전 총장은 전면전을 피하고자 했지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이들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저마다 대항마를 자임했다. 또한 호남에 대한 구애에도 앞다퉈 나섰다.

◇유승민 ‘천공스승’·가족의혹 공세…윤석열 “비방엔 답할 필요가 없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 역술인 천공스승과의 관계를 파고들며 ‘무속 논란’ 공세를 이어 갔다. 유 전 의원은 “많은 사람이 천공스승을 따르니 그의 유튜브를 보라는 윤 전 총장 말에 몇 개 봤는데 ‘내 손바닥이 빨간 이유가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이고, 이걸로 암 환자가 나았다’는 등 황당한 내용이었다”며 “어떻게 알게 됐나”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그런 것을 제가 믿을 거로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건가”라며 “전 27년 법조계 생활을 했고, 칼 같은 이성과 증거, 합리에 의해 업무 결정을 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승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유튜브에 재밌는 것이 있다고 부인에게 이야기해준 분이 있다”고 답했다. 천공과 만난 횟수에는 “몇 번”이라며 “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부인과 같이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검찰총장 관둘 때도 이분이 조언했느냐”며 질문을 이어갔고,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을 관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명이었다”고 맞받았다. 유 전 의원이 “국정농단 수사 때 박근혜 정부를 세게 수사할거냐, 말거냐도 이 사람이 조언했느냐”라며 “황당한 사람이 이런 헛소리를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재미로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천공이 제 멘토라고 밝힌) 칼럼이 나오자마자 ‘아, 이건 아니다’ 해서 그 이후로는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부인이나 장모가 관련이 없나”라며 가족 관련 의혹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제가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하다 보니 보복을 하려고 1년 6개월간 연인원 수백 명을 불러다가 (조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이 “이재명·윤석열 의혹 수사에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MB(이명박) 꼴 난다는 칼럼을 읽어봤느냐”고 공세를 이어가자, 윤 전 총장은 “제가 26년 동안 공직자를 하면서 돈을 피해 다닌 사람”이라며 “앞으로 이런 질문을 하시면 비방이어서 제가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홍준표 “전술핵 배치 공약했다가 말 바꿔” 윤석열 “번복한 적 없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할 당시 나토식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를 내세웠다가 미국이 이를 반박하자 번복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번복하지 않았고, 원래 제 입장이 그렇다”면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꼴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한미 간 대륙간탄도미사일 전개 협의 절차 등을 마련하겠다고 한 공약에도 “대륙간탄도탄 발사에 우리가 관여할 여지가 있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전술핵 배치나 핵 공유는 우리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한국이 정보를 더 공유하고 참여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발표였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한국은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고 미국은 이를 지지해야 한다’는 외신의 칼럼을 상기하며 “핵 노예가 된 상황에서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겠다는 게 국민 생명을 지키는 대통령의 태도인가”라고 따졌다.

◇원희룡 “이재명은 대량살상무기”…”윤석열 평생 가난한 적 있었나”

2차 예비경선 통과가 불확실했지만 ‘4강’ 입성에 성공한 원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홍 후보와 대장동 공조 전선을 취하면서도 윤 후보와는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을 상대로 “우리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또 다른 대량살상무기인 이재명이 대장동 로켓발사대 위에 장착되고 있다”며 “이를 해체하는 데 적극적으로 한 팀이 되자”고 제안했다. 윤 전 총장을 상대로는 “평생 살면서 가난해본 경험이 있느냐”며 “대통령이 돼서 어떻게 가난한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아버지가 교직에 계셨기 때문에 그렇게 잘살지는 못했다”며 “저희가 자랄 때는 나라가 어려워서 도처에 가난한 친구들 천지였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다른 후보들이 이재명 후보의 호남 공약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자 “전부 이재명을 압도할 후보들이라고 하면서 이재명 공약도 안 읽고 오시나”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다만 홍 후보는 이에 대해 “(이 후보의 공약을) 볼 필요도 없다”며 “보고 익히는 데 하루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정견을 듣고 싶다”며 나머지 세 후보를 향해 호남 지역 정책 현안만을 물었다. 캠프 차원에서 원팀을 위한 ‘포용’ 기조를 잡은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덜 민감한 정책 질문을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대항마’ 자임…홍준표 “깨끗한 후보만이 이재명 잡을 수 있어”

후보들은 ‘이재명 대항마’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철저히 대통령이 될 준비를 해왔다”면서 “대장동 비리 사건 주범인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됐다. 그러면 더더욱 깨끗한 홍준표만이 이재명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을 동시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정책이든 도덕성이든 이재명과 가장 극과 극인 제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전 지사는 “이재명 후보의 비리 검증을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제가 가장 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대장동 게이트 공세에 적극적이었던 윤 전 총장은 토론회에서는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다만 모두발언에서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이라고 ‘통합’을 강조하며 호남 공략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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