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때문?…대통령실, 한동훈에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이관섭 비서실장, 한동훈 만나 사퇴요구 전달
김경율 공천논란도 사퇴요구 배경으로 해석

한동훈 위원장. 자료사진.
대통령실이 21일(한국시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당을 통해 공식으로 낸 ‘대통령실 사퇴 요구 보도에 대한 입장’에서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 대응 등을 놓고 온도 차를 보이던 당과 대통령실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한 위원장 거취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총선을 앞두고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고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런 요구의 배경과 관련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한 위원장의 서울 마포을 출마 지지 발언 등을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못마땅하게 여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연일 강조해왔다. 한 위원장의 이런 입장은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사과를 주장하는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일부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도 비치면서 사안의 본질이 ‘몰카 공작’이고 김 여사는 피해자라고 판단하는 대통령실의 기류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세간에서 여겨졌다.

또 한 위원장이 최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직접 공개 지지한 것 등을 두고는 시스템 공천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런 논란 속에 대통령실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의 “할 일 하겠다”는 입장 표명은 이날 저녁 대통령실과 여권 주류가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한 언론 보도가 나온 지 1시간도 채 안 돼 발표됐다. 이를 두고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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