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정후와 자이언츠서 함께 뛰면 기쁠 것”…SF 자이디 사장 “김하성, 내가 좋아하는 선수”

미 주류 언론도 “자이언츠, 김하성 영입 나설 것” 전망
수비 연습 소화한 김하성 “복귀는 아직 미정…회복에 전념”
이정후 만나 포옹…전 팀동료 스넬과도 이야기 나누기도

5개월여 만에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찾은 김하성 선수가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
김하성이 자신의 스승인 밥 멜빈 감독과 한국프로야구(KBO) 시절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이정후가 소속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를 위해 5개월여 만에 다시 오라클파크를 찾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은 최근 주류언론에서 자이언츠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하성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주류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계약 문제들은 에이전트가 전담하고 있다”면서도 “밥 멜빈 감독과 정후가 있는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된다면 기쁠 것”이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코치진들과 모두 친해 편안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년 파드리스와 700만 달러 옵션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김하성이 FA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야구 전문가들은 자이언츠가 김하성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유력 일간지인 크로니클을 비롯해 최근 블리처리포트도 자이언츠가 김하성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운 밥 멜빈 감독이 있고 절친 이정후와의 관계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이 쉽게 적응하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츠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정후를 비롯해 사이영상 투수인 블레이크 스넬, 골드 글러브 수상자인 맷 채프먼, 쿠바 출신 거포 호르헤 솔레어 등 과감한 투자로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지만 13일 현재 72승 75패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하며 사실상 정규리그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그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던 자이언츠의 행보를 보면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자이언츠의 내야 수비는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골드 글러브 수상자인 3루수 맷 채프먼과 6년 계약에는 성공했지만 시즌 초 주전이었던 유격수 닉 아메드와 2루수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연이어 방출되며 현재는 신인급 선수들이 기용되고 있다.

타일러 피츠제랄드는 타석에서는 시즌 후반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한상황이며 브렛 와이즐리 비슷한 처지다. 이렇다 보니 시즌 후 자이언츠가 내야수 영입으로 수비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김하성이 팀 동료였던 자이언츠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이디 구단 운영 사장의 계약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계약 연장을 위해서도 내년 시즌 팀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려야 한다. 상황은 절실하다.

이날 파한 자이디 사장은 베이뉴스랩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김하성 선수를 좋아한다. 좋은 선수다”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자이디는 “앞으로 진행상황을 지켜보자”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김하성의 부상 정도는 어떤가, 올해 복귀가 가능한가, 팀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왔냐”라고 기자에게 되묻는 등 김하성 선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31살인 맷 채프먼이 자이언츠와 6년이라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도 내년 29살이 되는김하성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채프먼처럼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정상급 실력을 가진 김하성에게 자이언츠가 장기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츠는 김하성에게 장기계약을 제시할 만큼 자금의 여력도 있다. 내년 자이언츠는 맷 채프먼(2천5백만 달러), 로비 레이(2천5백만 달러), 이정후(1천680만 달러), 조던 힉스(1천250만 달러), 로건 웹(1천2백만 달러), 테일러 로저스(1천2백만 달러), 탐 머피(4백만 달러) 등 총 1억108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블레이크 스넬이 3천만 달러 옵션을 받을 경우에는 1억4천만 달러로 지급액이 늘어난다.

하지만 자이언츠가 올해 선수들에게 지급한 연봉 총액 약 2억7십만 달러와 비교하면 김하성 영입을 위한 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다. 밥 멜빈 감독의 김하성에 대한 애정도 유리한 점이다. 멜빈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지속적으로 김하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이언츠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멜빈 감독의 김하성 사랑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밥 멜빈 감독이 자이언츠로 이적했을 때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됐을 정도다.

현재 분위기로만 보면 자이언츠 구단이 김하성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지만 결국 김하성이 내년시즌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하성이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을 지냈던 자이언츠 맷 윌리암스 코치와 얘기하고 있다.
한편,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 앞서 주루와 수비 연습을 소화했다. 연습 후에는 이정후와 만나 포옹하며친분을 나눴고, 전 팀동료인 블레이크 스넬과 오래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 기아 감독이었던 맷 윌리엄스 코치도 김하성을 보자 모자를 벗고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했고 김하성도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했다. 인사 후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어깨부상을 당한 뒤 한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하성은 “아직은 복귀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경기에 빨리 복귀 할 수 있도록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부상으로 회복훈련을 받고 있는 이정후도 이날 경기장에 나와 트레이너와 함께 달리기를 하는 등 가볍게 몸을 풀었다. 김하성은 경기가 끝난 뒤 이정후와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며 “저녁은 정후가 사지 않겠냐”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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