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샌프란시스코를 가득 메운 시위대…노킹스 이후 대규모로 열린 ‘반트럼프’ 집회

노동단체 뿐만 아니라 수천 명의 시민·지역사회 단체 참여
연방 공무원 감축·이민 단속·공공의료 축소에 반대 목소리

노동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사진=NBC뉴스 캡처.
샌프란시스코의 노동절 집회가 올해는 한층 더 격렬해졌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미션 지역 거리를 가득 메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2025’에 따른 연방 정부 인력 축소와 이민 단속, 공공의료와 환경 규제 철폐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노 킹스(No Kings)’ 집회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였다. 시위대는 1일 미션 스트리트 일대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전국적으로 1,000회 이상의 반트럼프 행동을 벌여온 ‘메이데이 스트롱 연합(May Day Strong Coalition)’이 주도했다.

시위대는노동절에 개최된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자로서, 교육자로서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디 셰펠스 샌프란시스코 교사노조 대의원은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으며, 샌프란시스코 노동위원회의 로사 쉴즈 정치국장은 “연방 공무원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이민자들에 대한 공격에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 이 도시는 노동자의 도시”라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서비스노동자국제노조(SEIU)’의 보라색과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한 옷차림과 깃발을 들고 미션 스트리트를 시작으로 돌로레스 공원까지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파시즘 반대’, ‘억만장자 타도’ 등 다양한 구호를 담은 손팻말을 들고 행진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에는 소규모 인원이 연방 법원 앞에 모여 연방 인력 감축의 심각성을 알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5만8,500명의 해고와 7만6,000명 이상의 명예퇴직, 그리고 14만9,000명 이상의 감원을 확정하거나 계획 중이며, 연말까지 연방 공무원 수를 연초 대비 30만 명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캘리포니아에는 2020년 9월 기준 약 15만9,000명의 연방 공무원이 근무했으며, 그중 절반 가까이는 해군이나 보훈부 소속이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올해 3월 행정명령을 통해 해고된 연방 공무원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주정부 차원의 채용 사이트를 개설했다. 공익법단체인 ‘퍼블릭 저스티스’의 레아 니콜스 국장은 “연방 기관의 대규모 해체를 법적으로 어떻게 다투느냐가 본질”이라며 “대법원이 트럼프의 해고 조치를 일단 허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 크로니클 보도에 따르면 연방 정부 부동산을 관할하는 GSA 서부 지역 사무소의 40%가 폐쇄됐다. 산라파엘 주민 킴벌리 로들러는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딸을 언급하며 “공공 서비스의 손실이 지역사회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그림을 그리거나 소풍을 가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교육, 과학, 건강, 존엄, 법치주의 같은 우리 공동체의 가치가 무너지고 있기에 저항해야 한다”고 밝혔다.

SEIU 지부 테레사 러더포드는 올해 집회의 분위기가 예년과 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통은 노동조합원들 중심이었지만, 이번엔 지역사회와 비영리단체까지 함께했다”며 “지금은 모두가 파시스트 정권 아래 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뷰 주민 다이애나 오에르텔은 평소 노동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시 거리로 나설 때”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계속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지, 우리가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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