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아시안 커뮤니티서 공화당 지지도 급상승…”더는 민주당에 몰표 안 줘”

뉴욕 아시아계 지역구 공화당 득표 23%P 급등
팬데믹 기간 늘어난 증오범죄 불안감 반영

지난 2021년 뉴욕시 퀸스 플러싱에서 열린 반아시안 증오범죄 중단 촉구 집회. 자료사진.
민주당에 몰표를 줬던 아시아계 유권자 사이에서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많은 뉴욕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인권단체 아시아법률재단(AALDEF)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64%는 민주당에, 32%는 공화당에 투표했다.

아직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더 높지만 2016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유권자 79%가 민주당에 투표했고, 단 18%만 공화당을 지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변화다.

전체 주민의 14%가 아시아계인 뉴욕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진다. NYT가 지난해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지역구의 투표 결과를 2018년 주지사 선거와 비교한 결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23%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선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리 젤딘 후보를 꺾고 당선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중국계 유권자 거주지역인 브루클린의 선셋파크 지역구와 벤슨허스트 지역구에선 젤딘 후보의 득표수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계와 중국계가 다수인 퀸스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지역의 여러 지역구도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는 범죄에 대한 공화당의 강력한 대응 방침이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확산하면서 민주당이 운영하는 뉴욕주 정부와 시에 대한 불만이 늘었다는 것이다.

퀸스 지역에서 남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정치활동을 돕는 시민단체 ‘테이킹 아워 시트’ 설립자 존 앨버트는 “공화당이 뉴욕을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시민권을 딴 아시아계의 경우 과거 이민자들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는 점도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상승한 배경으로 지적된다. 소득이 높을수록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계 거주지역인 맨해튼 차이나타운은 아시아계 거주지역 중에서도 중위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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