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첫 무슬림 시장 탄생…민주당, 뉴욕·버지니아·뉴저지 동시 석권

맘다니 시장 “이제 진짜 변화 시작”
트럼프 행정부에 민심 ‘견제구’ 던졌다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 사진=조란 맘다니 선거캠페인.
미국 정치 지형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뉴욕, 버지니아, 뉴저지 등 주요 주·도시에서 열린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새 시장으로 인도계 무슬림이자 34세의 진보 정치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된 것이다. 이는 뉴욕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의 탄생이자, 미국 대도시 정치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AP통신은 미 동부시간 4일밤 9시 37분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맘다니 후보의 승리를 보도했다.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고, 본선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맘다니 시장은 생활비와 주거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실질적 복지 공약을 내세웠다.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 및 무상보육 확대를 약속했고, 재원은 부유층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정책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민주사회주의자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공화당과 재계에서는 이러한 공약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으며, 민주당 내부의 중도파에서도 급진적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예비선거에서 패한 쿠오모 전 주지사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중도층 표를 흡수하려 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반 맘다니 연대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중도 성향 인사들이 맘다니를 지지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맘다니는 당선 직후 “뉴욕은 모든 사람이 꿈꿀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치러진 다른 주요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연승을 이어갔다. 버지니아에서는 전 연방 하원의원 에비게일 스팬버거가 56.2%의 득표율로 공화당의 윈섬 얼-시어스 부지사를 꺾고 첫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스팬버거는 중도 성향의 민주당원으로, 고물가와 일자리 문제를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뉴저지에서는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 출신의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공화당 잭 치타렐리 전 의원을 누르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이로써 기존 주지사직을 지켜내며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며 공화당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가운데, 민주당이 실생활 중심의 경제 공약으로 중도층 표심을 다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진보와 중도의 연합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의회 권력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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