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3개월만에 최대폭 하락…나스닥은 ‘롤러코스터’

인플레이션 공포 속
경기순환주로 하락세 전이
기술주는 오후 반등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증시가 11일 인플레이션 공포 속에 출렁였다. 오전까지 이어진 기술주 투매 움직임이 오후 들어 매수세로 급반전한 반면, 최근 증시를 이끌어온 경기순환주는 오랜만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초대형 블루칩들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3.66포인트(1.36%) 떨어진 34,269.16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증시가 충격을 받았던 지난 2월2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36.33포인트(0.87%) 떨어진 4,152.10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2% 이상 떨어져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대량 유입된 덕분에 낙폭을 거의 만회하고 12.43포인트(0.09%) 내린 13,389.43에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비롯한 연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물가와 고용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제로금리’ 유지와 현 수준의 자산매입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3월 채용공고가 지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인 812만건을 기록한 것도 물가 상승 우려를 키웠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방송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기대 이상의 채용공고 건수가 나오면서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연준이 어쩔 수 없이 예정보다 일찍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들이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은 금융·에너지·제조·여행업 등으로 여파가 확산했다.

에너지주의 경우 미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사건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7.9%, 엑손모빌은 3.2%, 홈디포는 3.1%,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2.7%, 보잉은 1.7% 각각 하락했다.

성장주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테슬라는 장 초반 600달러 선을 위협받았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1.9% 떨어진 617.20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는 9.4% 급등하기도 했다.

증시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3.73으로 최근 석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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