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파행 잼버리, 누가 책임지나…조직은 ‘복잡’ 책임은 ‘모호’ 감사 시간 걸릴듯

여가부·행안부·문체부 등 공동위원장 무려 5명…예산 75%는 조직위가 사용

잼버리 끝난 후에도 물웅덩이. 자료사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감사원 감사가 예고된 가운데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의 사업 추진 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중앙정부 중심의 조직위와 지방정부 중심의 집행부가 그동안 사용한 예산과 사업 내용 등에 따른 역할이 책임의 경중을 가리는 데 핵심 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소 복잡하지만 우선 2018년 제정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이 정한 추진 체계를 보면 대회 준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이 특별법에 따라 국무총리가 위원장, 기획재정부·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이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가 꾸려졌다.

또 여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실무위원회가 정부위원회를 뒷받침하도록 했다. 이어 여가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 등 5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조직위원회가 있고, 그 아래에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위원장인 집행위원회가 자리한다.

당시 5장 3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특별법은 대회 준비와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나 자치단체가 행사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총 1천171억원의 사업 예산 중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870억원(75%), 전북도가 265억원(22%), 부안군이 36억원(3%)을 각각 집행했다.

조직위는 870억원의 예산을 기반 시설 조성, 프로그램 운영, 전시 및 웰컴센터 운영, 참가자 수송, 급식 지원, 안전 대책 등에 썼다. 구체적으로 전력 및 통신시설, 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분리수거장, 참가자 텐트 등을 설치하고 자립심·협동심 제고와 첨단과학 경험 등 총 48종의 143개 영내·외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 대한민국을 알리는 다양한 전시 공간과 참가자 수송, 양질의 밥 제공, 야영장 쓰레기 처리, 화장실 유지관리, 분뇨처리, 감염병·해충·식중독·사고·화재·범죄 등 분야별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265억원을 배정받은 전북도는 주로 기반시설 확충에 주력했다. 상하수도·주차장·덩굴 터널을 설치하고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건립, 잼버리 대집회장 조성, 농촌체험휴양마을 농촌문화체험, 자원봉사자 모집, 사전·사후 관광 프로그램 등에 예산을 활용했다.

부안군은 36억원을 들여 변산면 직소천 일원에 수상교육장, 수변데크, 탐방로, 부유식 수영장 등을 조성했다. 부안군은 “얼마 전 ‘세계잼버리 예산으로 직원들이 외유성 해외 출장을 갔다’는 일부 언론의 억측성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당시 (출장은) 부안군 자체 해외 배낭여행 연수 일정이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잼버리 추진 체계가 복잡해 책임이 다소 모호하고, 각 조직이 집행한 예산과 사업 추진 내용 등이 다양하고 장기간에 걸친 것이어서 잼버리 파행 책임을 묻는 감사원의 감사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은 14일 오전 전북도의회를 찾아 우여곡절을 겪은 잼버리대회의 파행에 대해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같은 날 오후 도청에서 그간의 추진 상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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