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계양을 보선에 이재명 공천…대선 두달만에 전격 복귀

지도부가 출마 요청해 이재명도 동의…"직접 출전해 진두지휘하겠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격 출마한다.

민주당은 6일(한국시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전 지사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고 수석대변인은 “최근 지도부가 이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전 지사도 동의했다”며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출마 요청에 대해 이 전 지사가 ‘이번 선거에 직접 출전해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그간의 소통 상황을 설명했고, 이에 모든 비대위원이 별도의 찬반 의견을 밝히는 절차 없이 동의했다고 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지사는 오는 11일 열리는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3·9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보통 대선 패장이 일정 기간 잠행의 시간을 갖는 관행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이른 복귀다.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이듬해 4월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사례가 있지만, 정 전 장관보다도 약 한 달 빠르게 정치무대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향후 정치 스케줄에 대해 침묵을 지켜 왔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열리는 6·1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가자 이 전 지사가 다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차출론’이 점차 커졌다. 이 전 지사도 측근들을 포함한 여러 인사들로부터 찬반 의견을 두루 전달받으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에서도 차출론이 거론되고, 인천 지역의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요구하고 나서자 이 전 지사의 마음도 출마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당의 대선주자로서 당의 강한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고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지사가 전격 출마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이 전 지사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민주당이 곧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대선 2라운드’ 형태로 판이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마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역시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로 기우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전 지사가 이른 복귀를 할 명분이 부족하고, 전체 지방선거 판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아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지사로서는 정치적 고향인 성남 분당갑에서도 보궐선거가 열림에도 불구하고 연고가 없는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이 명분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성남FC 사건 관련 경찰의 재수사 등 수사기관의 사정 드라이브가 이어지는 가운데 벌써부터 국민의힘 등에서는 ‘방탄용 금배지’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는 비대위에서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고, 분당갑 등 출마 지역을 놓고 얘기를 나눈 적도 없다”며 “오늘 처음 공식적으로 논의해 빠른 결론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계양을도 녹록한 곳은 아니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며 “이 전 지사가 전체 선거판을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계양을에서 원내 입성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인천과 여타 지역에까지 그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는 김병관 전 의원을 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분당갑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분당갑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국민의힘 김은혜 현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석패했다. 창원 의창에는 김지수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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