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0년 맞아 첫 ‘라방’ 도전한 전영록 “사랑드리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서 팬들과 소통
"시청률 60% 나올 것 같다" 너스레

전영록의 첫 '라방' 모습. 유튜브 전영록 TV 캡처.
“유튜브 ‘라방'(라이브 방송) 하시는 분들, 2시간 동안 방송하면 언제 쉬세요? 화장실도 가면 안 되는 거예요?”

화면 너머 누군가가 ‘쉬면 안 된다’고 답하자 가수 전영록은 ‘허허’하고 웃었다. ‘영원한 오빠’, ‘원조 아이돌’로 불려왔던 그지만 새로운 방식은 아직 어색한 듯했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전영록이 17일(한국시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만났다. 전영록은 1973년 MBC 드라마 ‘제3교실’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에 삽입된 곡 ‘편지’를 부른 것을 계기로 가요계에도 발을 내디딘 그는 1975년 1집 ‘나그네 길’을 발표한 이후 ‘불티’,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애심’, ‘종이학’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전영록은 첫 곡으로 존 레논의 ‘러브'(Love)를 부른 뒤 “어떤 노래를 들려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노래도 노래지만 무엇보다 사랑을 드리고 싶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처음에 ‘라방’을 한다고 하기에 뭔가를 ‘날린다’는 의미에서 ‘나방’을 말하는 줄 알았다”면서 “누군가 ‘너튜브’라고 하는 말도 ‘넛튜브’, 말 그대로 땅콩 관인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어제 이가 아파서 발치했는데 몇 시간 전에야 피가 겨우 멈췄다. 약도 먹었다”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할까 걱정하기도 했다.
전영록의 첫 '라방' 모습. 유튜브 전영록 TV 캡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엄태산과 함께 기타를 연주하던 그는 ‘무궁화 나라’, ‘꿈꾸는 달팽이’, ‘나그네 길’ 등 그의 대표곡을 잇달아 들려줬다.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은 ‘영원한 오빠’ 그대로였다.

2020년 채널을 만든 뒤 노래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려왔던 전영록은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방송이 신기한 듯 “시청률이 60% 나올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팬들의 댓글 하나하나 읽다가 아는 이름이 있으면 반가워했다. 안경 너머로 댓글을 읽던 그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위로 올라가자 “왜 댓글 읽고 있는데 올리세요”라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자신을 ’23살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1980년대 영상을 보다가 팬이 됐다. 꼭 기억해달라”고 하자 전영록은 “어, 처음 보는 분인데?”라고 답하며 환히 웃었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하동근이 첫 게스트로 나서 자리를 빛냈다. MBN ‘헬로트로트’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우리 동근이’, ‘전영록의 아들이죠’라고 이야기하며 전영록이 작사·작곡한 ‘차라리 웃고 살지요’를 팬들에게 들려줬다. 하동근은 “전영록 선생님을 만나고 음악적으로 정말 아버지가 생긴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추억 속 ‘오빠’를 응원해 온 팬들은 반가웠다. 이날 방송을 시작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시청자 수는 100명을 넘어섰고 1시간이 지났을 무렵에는 180명까지 늘었다.

팬들은 대화 창에 ‘기다리는 동안 내가 더 떨렸다’, ‘언제 들어도 달달한 목소리 너무 좋다’, ‘여고 시절 생각난다’ 등의 글을 남기며 추억에 빠졌다.

전영록은 계획했던 2시간을 꽉 채운 뒤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는 “무언가를 써야 기억이 생긴다. (오늘의 기억으로) 나와 함께하는 분들이 또 쓰이고 있다”며 특별한 추억이 새겨졌다고 강조했다.

“저 (라방) 오래오래 할 거예요. 몸이 안 움직이면요? 누워서 부를 거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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