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정감사에서도 소극적인 소녀상 지키기 ‘질타’…주독대사 “최선 다해”

주독대사 "코로나19 조롱·폭력 8건…경찰에 재발방지 촉구 서한"

국정감사 받는 주독한국대사관과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독한국대사관과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일본 측의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로비에 대한 우리 공관의 소극적 대응에 질타가 이어졌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사에 대해 거듭 사죄하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상징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대사관 측은 연방정부와 베를린시 미테구 등을 상대로 굉장히 전방위적 노력을 벌이고 있고,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에도 설치가 되지 않도록 노력중”이라며 “우리 대사관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민간단체인 코리아협의회의 활동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관 임무 중에 동포단체를 보호·육성해야 하는 조항이 있는 것 아느냐”면서 “대사관이 직접 나서기 어려우면 민간단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국정감사 받는 주독한국대사관과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유 의원은 독일의 적극적 과거 청산 의지가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에 흔들리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를린 소녀상의 영구설치까지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면서 “대사관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듭 질타했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지난해 12월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미테구청은 지난달 초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설치 특별허가를 내년 9월 28일까지 1년 더 연장하는 데 그쳤다.

이에 조현옥 대사는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베를린 소녀상은 한일 갈등을 독일로 가져온 게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 국정감사 감사위원 반장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 갖고 가려 했던 전략적 명분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 집요하게 공식적으로 대사관을 통한 항의뿐 아니라 직간접적인 여러 노력을 한 것에 비해 “대한민국 대사관의 조력은 초라한 실정이어서 지적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소녀상.
금창록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는 “유념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주독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베를린 등 주독대사관 관할 지역에서 우리 교민을 코로나19에 빗대 조롱하거나 폭력을 가한 범죄가 8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혐오범죄인지 여부에 대해 경찰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조사가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이나 마트에서 코로나19와 빗대 조롱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식의 사건들”이라며 “베를린경찰청에 서한을 보내 사건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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