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챔피언 도전도 실패한 정찬성…볼카노프스키에 4R TKO패

은퇴 시사?…"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볼카노프스키에게 펀치 허용하는 정찬성. UFC 트위터 제공.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생애 두 번째 타이틀 도전에 나선 ‘코리안 좀비’ 정찬성(35)이 무결점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찬성은 9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73 메인이벤트에서 볼카노프스키에게 4라운드 시작 45초 만에 레프리 스톱 TKO로 패했다. 정찬성은 2013년 8월 한국인 최초로 UFC 타이틀전에 나섰지만 뜻하지 않은 어깨 부상으로 당시 챔피언 조제 알도(브라질)에게 4라운드 TKO패를 당한 바 있다.

페더급 랭킹 4위인 정찬성은 9년 만에 타이틀 도전에 다시 나섰으나 볼카노프스키는 챔피언 벨트를 허락하지 않았다. 1〜2차 방어전에서 맥스 홀레웨이, 브라이언 오르테가를 차례로 누른 볼카노프스키는 정찬성을 제물로 3차 방어에 성공했다. 볼카노프스키의 격투기 전적은 24승 1패(UFC 전적 11승)가 됐다. 정찬성은 17승 7패(UFC 전적 7승 4패)를 기록했다.

정찬성은 키 175㎝로 볼카노프스키(167㎝)에 비해 8㎝가량 크다. 정찬성은 신체적인 우위를 앞세워 서서히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볼카노프스키의 로우킥 탓에 접근전은 쉽지 않았다. 순간적인 압박에 나섰다가 볼카노프스키에게 카운터 펀치를 허용하며 정찬성의 얼굴은 점차 붉게 변해갔다.

정찬성은 1라운드 후반 볼카노프스키에게 카운터 펀치 2방을 맞고 코피를 흘렸다. 상대의 원투 펀치 컴비네이션에 정찬성이 휘청거리는 장면도 나왔다. 정찬성은 2라운드 초반 프런트킥을 구사하며 흐름을 바꾸는 듯했으나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안면 가드를 소홀히 했다가 볼카노프스키의 오른손 펀치에 충격을 받아 다리가 풀리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맞았다. 볼카노프스키의 테이크다운에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팔꿈치 공격까지 허용했다.

1, 2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정찬성은 3라운드부터 모험을 걸기 시작했다. 거리를 좁히고 난타전을 유도했지만 냉정한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는 이에 휘말리지 않았다. 볼카노프스키는 가드를 굳건히 한 채 거리를 유지하며 정찬성의 빈틈을 노려 필요할 때만 정확한 카운터 펀치를 꽂았다.

볼카노프스키의 정확한 원투 펀치에 정찬성은 급기야 뒤로 넘어졌다. 파운딩 세례가 이어졌다. 공이 울리며 시간이 정찬성을 KO 위기에서 건져냈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도 정찬성이 일방적으로 볼카노프스키에게 펀치를 얻어맞자 주심은 시작 45초 만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 후 정찬성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자신 있었고, 몸 상태도 좋았고, 준비됐었다”면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시합에 지면 언제든 그렇지만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내가 더는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이것을 계속하는 게 맞는지 생각하고 있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