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당뇨병 합병증 ‘심부전’…치아질환이 발생위험 높여”

17만명 10년 관찰…“스케일링·칫솔질로 치주질환·치아상실 막는 게 중요”

당뇨병에 심부전 위험 높이는 치아질환. 자료사진.
치아 관련 질환을 가진 당뇨병 환자는 심부전 발생 위험이 큰 만큼 평소 치아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대구로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남가은·유정은·허연), 고대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전상호)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8년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당뇨병(2형) 환자 17만3천927명을 2017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완치가 어렵고 전 세계적으로 여성 환자의 절반, 남성 환자의 35%가 5년 내 사망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심부전은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첫 징후일 수 있고, 입원 및 사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6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합병증 ‘대란’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추적 기간에는 전체 당뇨병 환자의 1.94%(3천379명)에서 심부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치주질환, 충치, 상실된 치아 개수 등의 치아질환과 연간 스케일링 시행 횟수, 하루 칫솔질 횟수 등의 구강건강 행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부전 발생 위험도를 평가했다.

이 결과 치주질환과 충치가 있는 당뇨병 환자는 이런 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 견줘 심부전 발생 위험이 평균 20%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상실 치아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심부전 위험도도 이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는데, 상실 치아가 15개 이상인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 발생 위험은 상실 치아가 없는 대조군보다 37% 높았다.

하지만, 구강건강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건 심부전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연간 1회 이상 치아 스케일링을 하고, 하루 2회 이상 칫솔질을 하는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부전 발생 위험이 각각 7%, 10%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동안의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면, 치아 질환은 당뇨병 등의 질병 유무와 상관없이 C-반응성단백질(CRP)과 인터루킨-6 등을 방출함으로써 전신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는 혈전이 혈관 내 혈액의 흐름이 막아 발생하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죽상경화성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구강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박테리아는 트리메틸아민-N-산화물(TMAO)과 같은 독소를 생성하는데, 이 양이 많아지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죽상동맥경화증 및 심부전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국내 20세 이상 444만970명을 대상으로 한 추적 관찰 연구에서는 치아 1개를 상실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1%, 2%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치아 질환이 있더라도 평소 바람직한 구강건강 행동을 실천하는 게 심부전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인 만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치아질환을 잘 치료, 관리하고 평소 좋은 구강건강 행동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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