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 급격히 둔화…“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이 고용 위축 시키고 있어”

미 노동통계국, 7월 7만3,000개 일자리 추가 발표
전문가들 “팬데믹 이후 가장 나쁜 경제 지표” 평가
“무역과 이민 정책 영향으로 기업들 신규 채용 꺼려”
“외국인 노동자수 감소로 기업들 인력확보 어려워져”

채용 공고가 나붙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상점. 자료사진.
미국의 7월 고용 시장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이전 두 달간의 고용 증가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7월 미국 경제가 7만3,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으며, 5월과 6월의 고용 수치는 총 25만8,000개가 감소 조정됐다고 1일 밝혔다.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하향 조정은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5월의 고용 증가는 14만4,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6월은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6월 고용 증가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고용 창출 속도는 경기 침체기를 제외하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팬데믹 이후 가장 나쁜 경제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고용 둔화 소식에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중 6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S&P 500은 1.4%, 나스닥은 1.8%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85%로 보고 있으며, 이는 전날 38%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무역 불확실성이 고용 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EY-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관세와 불확실성이 고용주들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미 전반적인 산업에서 고용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세 달이 이처럼 부진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브루수엘라스는 “무역과 이민 정책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등 재화 생산 산업에서 각각 1만1,000개와 2,000개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7월 한 달간 전체 일자리 증가는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 나온 7만3,300개가 전부였다. 다이앤 스웡크는 “노동시장을 지탱하던 세 개의 다리 중에서 이제 하나만 남았다”고 표현하며, 보건·사회복지 외에는 레저·접객 업종에서 5,000개, 주·지방 정부 부문에서 2,000개밖에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6월의 주·지방 정부 일자리 증가는 8만 개였지만 이번에 2만 개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다.

또한 실업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7월 기준 평균 실업 기간은 24.1주(6개월 이상)로, 3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BLS는 매달 고용 지표를 두 가지 조사 방식으로 발표한다. 가구 조사는 실업률 등 인구통계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체 조사는 고용, 근무 시간, 임금 등을 파악한다. 조사 자체가 표본 기반으로 진행되며 초기 발표 이후 두 차례 추가로 수정된다. 더불어 매년 2월에는 보다 정밀한 연간 수정을 통해 데이터가 조정된다.

7월 고용 보고서에서 주목할 또 다른 경고 신호는 흑인 실업률의 상승이다. 흑인 실업률은 7.2%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흑인 고용 지표가 전체 실업률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흑인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나 저소득 직종에 집중돼 있어 경기 불안 시 먼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력 자체가 줄고 있다. 3개월 연속 노동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노동 참여율도 62.2%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민 단속 강화, 고령화, 노동 의욕 상실, 통계 응답률 저하 등 다양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 태생 노동자의 수가 줄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버 앨런은 CNN 인터뷰에서 “이민자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커지면서 연방정부에 자신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동 인구가 줄어들고 외국인 노동자 수가 감소하면 기업들의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이는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망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1979년 이후(2020년 제외) 가장 큰 두 달 연속 하향 조정 수치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의 어니 테데스키는 5월과 6월의 총 25만3,000개 하향 조정은 경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라고 분석했다.

결국 7월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EY의 다코는 말했다. “이처럼 약한 고용 모멘텀은 경제가 외부 충격에 맞설 수 있는 완충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현재처럼 공급망 충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