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지표 상승…트럼프 관세 영향 본격화 조짐

6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
전월 2.4%에서도 상승…연준 목표치인 2% 웃돌아

미국의 한 마트. 자료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지난달 상승세를 보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행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소비자 물가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는 미 상무부가 31일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5월의 2.4%에서 상승한 수치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전달 수치는 상향 조정됐다.

이번 물가 상승세는 연준이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한 배경을 설명해준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4.3%로 동결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지를 판단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불만을 표하며 파월 의장을 향해 “너무 화가 많고, 너무 멍청하며, 너무 정치적이어서 연준 의장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6월 한 달간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근원 물가 역시 같은 폭으로 상승했다. 이 역시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연 2% 상승률과는 거리가 있는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해리 체임버스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물가의 목표 초과 상승, 이전 수치의 상향 조정,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내구재 가격 상승은 연준의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키울 것”이라며 “이 같은 압력이 지속된다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휘발유 가격이 0.9% 올랐고, 식료품 가격도 0.3% 상승했다.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가구(1.3%), 가전제품(1.9%), 컴퓨터(1.4%)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일부 서비스 부문 가격은 하락했다. 항공 요금은 0.7%, 호텔 숙박료는 3.6% 각각 떨어지며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6월 소비 지출은 전월 대비 0.3% 늘어났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지출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이는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에 신중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가계 소득도 6월에 0.3% 증가해, 5월의 0.4% 감소에서 반등했지만, 인플레이션과 세금을 반영하면 실질 소득은 사실상 변함이 없었다.

소비자들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3%라고 밝혔지만, 이 수치에는 수입 감소에 따른 기술적 효과가 반영돼 있다. 실제로 2분기 소비 증가율은 1.4%로, 1분기의 0.5%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다.

정부가 별도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6월에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가전제품, 가구, 장난감 등 수입 제품 가격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관세 정책이 소비자 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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