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보급 확산에“밖에선 마스크 벗자” 논의 시작

CDC '신중한 검토' 방침…학계에도 속속 완화 의견

"실외규제 완화 합리적…조심할 곳 '선택과 집중' 필요"

이달 초 야구장 풍경. 마스크 착용자와 미착용자가 함께 눈에 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는 데 성공한 미국이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건 전문가들이 바깥에서 마스크를 벗는 방안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의견을 내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N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부 주 정부나 대도시는 하나둘씩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6월까지 실외 마스크 착용 규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코네티컷주는 그보다 이른 오는 5월 중순에 규제를 풀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코로나19 전파력을 약화하는 백신 보급이 미국 전역에서 원활하게 이뤄지는 데 따른 행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이날 현재 인구의 26.4%에 달하는 8천760만명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총 2회분으로 완료되는 백신 접종에서 한 차례 이상 접종한 인원은 미국 인구 3억3천만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 2억1천500만명으로 집계됐다.

규제완화론 속에 CDC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방안을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마스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일단 즉답을 피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어떤 백신도 완벽하지 않아 이것(마스크 착용 여부)도 리스크의 문제”라며 “95% 효능을 지닌 백신은 매우 효과적인 백신이니 확진자 규모가 줄면 우리가 국가로서 상당히 좋은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검토하고 있으나 신중해야 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월렌스키 국장은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매일 점점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음에도 어제만 해도 신규확진 5만7천명, 사망자 733명이 나왔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보급을 확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핫스폿(집단감염지)이 있다는 어려운 메시지가 나온다”며 “야외 마스크 착용 문제가 검토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는 맥락 속에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마스크 벗을 때 됐다' 논의 활발.
민간 학계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백신 보급뿐 아니라 실외 감염 우려가 실내보다 현격히 작다는 연구결과도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면역학 및 예방의학 학술지 ‘감염병 저널’에 게재된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실외 전염은 전체 전염의 10%가 되지 않았고 실외 전염의 위험은 실내보다 19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교수는 “일부 특별한 환경을 제외하면 실외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미국인 과반이 백신을 접종한 상황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하자는 논의는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넬슨 에모리대 교수는 “전염 위험이 큰 대규모 집회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밀폐공간과 같은 곳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스웨스턴대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아직은 사회적 예절일 뿐만 아니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모범이기도 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현재 CDC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되 다른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혼자 있을 때나 동거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는 미착용도 가능하다는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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