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당 음식값 왜 올랐나 봤더니…카놀라유 159%·고추장 93% ‘껑충’

NYT, 샬럿 식당 비용명세서 분석
"비용 급등에 뉴욕 가격 받을 수밖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굿푸드' 레스토랑. 굿푸드 홈페이지 캡처.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굿푸드’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브루스 모펫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인 2019년 12달러에 팔던 한국식 소불고기 덮밥 가격을 최근 16달러로 올렸다. 3년 전 16달러에 팔던 와인 한 잔의 가격도 메뉴판에서 20달러로 바뀌었다.

모펫은 뉴욕타임스(NYT)에 비용 급등 탓에 어쩔 수 없이 “뉴욕(처럼 비싼) 가격”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YT는 9일 이 식당의 사례를 통해 미 전역에서 ‘밥값’이 무섭게 오르는 원인과 배경을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식료품 가격 급등은 인력난과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맞물려 거의 모든 물가를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 현상의 일부다.

굿푸드가 NYT에 공개한 각종 비용 명세서를 보면 전방위적인 인플레이션을 한눈에 체감할 수 있다. 식자재 중에서는 카놀라유가 2019년 35파운드당 22달러에서 올해 57달러로 159%, 가리비 가격이 10파운드당 17달러에서 37달러로 118%, 고추장 가격이 5파운드당 15달러에서 29달러로 93% 각각 폭등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바라기씨유를 수출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해바라기씨유 가격뿐 아니라 대체재인 다른 조리용 기름 가격도 함께 치솟은 결과다.

두 나라의 전쟁은 해바라기씨유와 밀가루 가격을 직접 끌어올린 것은 물론 비료와 에너지 가격 급등을 유발, 전반적인 물가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식당에서 쓰는 천연가스 비용은 3년 전보다 85% 급등했다. 전쟁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인력 부족도 ‘밥값 인플레이션’을 촉발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당의 경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예산의 5분의 1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모두 23명을 채용한 ‘굿푸드’는 인력 확보를 위해 요리사 급여를 36%나 인상했다. 샬럿의 실업률은 3.4%로 50여 년만의 최저치인 전국 평균(3.5%)보다도 낮기 때문이다.

단순히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와 종업원뿐 아니라 물류업체와 식자재 가공업체 등 연관 산업들에서 모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게 큰 문제다. 물류와 원자재 비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모펫은 NYT에 “트럭 운전기사가 모자라고,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부족하다. 식당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부족하다”라고 하소연했다.

그 밖에 이 식당은 올해 초 냉장고 2대를 새로 들여놓는 데에만 3년 전보다 80% 비싼 1만 달러가 들었고, 그릇과 고무장갑 등 필요한 제품들을 구입하는 데에도 최대 88%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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