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동 의료단체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탓에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전국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아동청소년정신과학회(AACAP), 아동병원협회(CHA)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AACAP 회장 가브리엘 칼슨은 “아동, 청소년과 그 가족, 지역사회에 드리워진 우울·불안·트라우마·고독감·자살 충동 경향 등의 비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가 이들을 돌보고 있다”면서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다 기존 인종차별 문제가 맞물리면서 최근 전국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미 2010년부터 일상 속 인종차별 여파로 아동과 청소년 중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고 자살에 이르는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보호자를 한명 이상 잃은 아동이 14만명에 달하는 등 정신건강에 악재가 닥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전역에서 정신적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아동과 청소년 비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이 증가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5~11세 중에서 24%, 12~17세 중에서 31%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실효적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진단과 진료 접근성을 높이도록 연방 정부 지원금을 늘리고, 원격 진료 확대 방안 등을 주문했다. 또 학교 기반의 정신건강 돌봄 체계를 세우고, 학교·의료기관·지역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 대상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