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년 사망률이 무려 15%나 급증해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방역정책 실패 때문에 빚어진 참사로 관측되고 있다.
10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 미국의 인구 대비 사망자의 비율이 2019년보다 15% 치솟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DC는 이번 조사결과를 요약해 주간 보고서인 ‘발병률과 사망률‘(Morbidity and Mortality)에 발표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사망률 상승은 1918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이라며 2020년이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해로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의 수를 비교해 산출되는 사망률은 2019년에는 1.2% 감소한 바 있다.
CDC가 집계한 미국의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2018년 723.6명이던 것이 2019년 715.2명으로 줄었다. 작년에 미국에서 사망자가 대폭 증가한 주요 원인은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 창궐에 있다.
미국은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으로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참전한 전쟁의 전사자를 합한 것보다 많은 이들이 이미 병사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986만여명, 누적 사망자는 54만2천여명으로 집계된다.
폴리티코는 이번 CDC 조사에서 코로나19는 2020년 미국인 사망자 300만여명 가운데 심장질환, 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망 원인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는 미국인 기대수명이 2019년 상반기 78.8세에서 작년 상반기 77.8세로 1년 줄었다고 지난달 밝혔다.
기대수명은 신생아가 탄생 시점부터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생존 연수로 해당 국가의 복지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까닭을 두고 가장 많이 문제로 거론되는 부분은 방역의 정치 쟁점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보건보다 경제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 속에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초기에 과소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봉쇄조치를 기피하는 사이 창궐이 통제불능으로 빠졌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과 대유행 종식을 최대 난제이자 최우선 해결과제로 설정했다.
폴리티코는 공식통계를 인용해 미국인 코로나19 사망자 52만8천여명 중 12만8천명 정도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 숨졌다고 전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사망자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여전히 사망자 규모가 크다며 백신 보급과 관계없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대중에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