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월 소비자물가, 13년래 최대 5.4% 급등…인플레 우려 재점화

근원 CPI는 30년 만에 최대폭 상승
중고차·에너지·여행 물가 급등

뉴욕 브루클린의 한 중고차 매장.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지난달에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하고 있다.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4%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2008 8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9%를 상회한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0.9%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0.5%)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보다 4.5% 각각 급등했다.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3.8% 각각 오를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1991 11월 이후 거의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3분의 1은 중고차 가격 급등 때문이다. 중고차 가격은 전월보다 10.5%, 전년 동월보다 45.2% 치솟았다. 수요 회복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맞물려 가격이 이상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활동 재개로 호텔, 항공, 자동차 렌트, 의류, 에너지 등의 물가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 지수는 전월보다 2.5%, 전년 동월보다 45.1% 각각 상승했다.

콜로라도주의 코스트코 매장.

소비자 물가 급등은 수요 급증, 공급망 병목 현상, 인력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한 작년과의 비교에 따른 기저효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이번 발표는 최근 물가상승 압력을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던 조 바이든 행정부와 금융당국의 골치를 아프게 할 전망이다.

전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 조사 결과 미 소비자들은 향후 12개월간 기대 인플레이션이 4.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급등세가 생각보다 더 강하고 오래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물가상승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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