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제9연방고법 판사에 루시 고 지명…한국계 여성으로는 처음

상법 소송 전문가...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도 주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 연방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루시 고 판사. 법무부 제공.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으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2010년 한국계로서 미국의 첫 연방지방법원 판사 기록을 세웠던 루시 고 (53·한국명 고혜란)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판사가 주인공이다.

백악관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 판사의 제9연방고법 판사 낙점을 알리면서 “연방고법 판사로 재직하게 될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연방법원 판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한다. 제9연방고법은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네바다, 애리조나, 오리건, 알래스카, 하와이 등 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대형 법원이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고 판사는 2010년부터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판사로 일했으며 특허와 영업비밀, 상법 소송 전문가다. 2014년 마무리된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주관하기도 했다. 당시 고 판사는 삼성의 애플 특허 3건 침해와 애플의 삼성 특허 1건 침해라는 배심원단의 평결을 받아들였는데 2심에서 삼성의 애플 특허 3건 침해가 무효화됐다.

작년엔 인구조사를 조기 마감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다. 인구조사 일정이 단축되면 소수인종이 조사에서 누락돼 연방·주정부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민권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같은 해 10월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DC에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1993년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법무부로 옮겨 연방검사 등으로 7년을 일했다. 이어 로펌으로 적을 옮겼다가 2008년 당시 캘리포니아주지사였던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지명으로 산타클라라 카운티 법원 판사가 됐다.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판사에 임명됐다. 한국계 중에선 첫 미 연방지법 판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초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낙점했지만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인준이 표류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후보 진영에서 연방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남편은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엘라 캘리포니아주 대법관이다.

한국계 첫 미 연방고법 판사는 2004년 작고한 허버트 최(한국명 최영조)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부모에게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했으며 1971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제9연방고법 판사에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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