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복장하고 나타난 주민, 슈퍼볼 앞두고 산타클라라시 ICE 협력 ‘강력 비판’

산타클라라서 개최되는 슈퍼볼 앞두고 이민단속 우려 확산

지난 27일 산타클라라 시의회에서 열린 산타클라라 시의회와 시 당국, 산타클라라 스타디움 당국이 함께 개최한 합동 회의에서 배트맨 복장을 한 주민이 나타나 연방이민세관국과의 협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진=산타클라라 시의회 유튜브 캡처.
배트맨 복장을 하고 산타클라라 시의회에 나타난 한 주민이 2월 산타클라라 시에 위치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제60회 슈퍼볼을 앞두고, 산타클라라 시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시 당국과 시의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주민은 지난 27일 산타클라라 시의회와 시 당국, 산타클라라 스타디움 당국이 함께 개최한 합동 회의에서 공개 발언에 나섰다. 그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분노에 찬 어조로 “시가 연방 이민 단속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형 스포츠 행사를 이유로 연방 정부의 개입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네소타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 과정 중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미국 시민과 비시민이 함께 구금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해당 사건 이후 현지에서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의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연방 이민 단속 전반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오는 2월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제60회 슈퍼볼을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은 과거 슈퍼볼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보안 역할에 참여한 전례가 있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연방 기관의 개입 범위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7일 산타클라라 시의회에서 열린 산타클라라 시의회와 시 당국, 산타클라라 스타디움 당국이 함께 개최한 합동 회의에서 배트맨 복장을 한 주민이 나타나 연방이민세관국과의 협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진=산타클라라 시의회 유튜브 캡처.
배트맨 복장의 발언자는 시 지도부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명분으로 연방 정부가 지역 사회에 과도하게 개입하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이는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가 수개월 전부터 대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의 자원과 정보, 인력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활동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명확한 정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그는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시의회는 주민들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아이들과 노인,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말미에는 “부탁이 아니라 행동을 요구한다”며 시의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배트맨 복장을 하고 나타난 주민의 발언은 지역 언론에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온라인 매체인 SFGATE를 비롯해 산호세 스포트라이트도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 언론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연방 기관들이 슈퍼볼 기간 중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이 실제로 경기장 인근에서 단속을 벌일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역 지도자들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이 행사에 관여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는 배트맨 복장의 한 주민. 사진=산타클라라 시의회 유튜브 캡처.
맷 메이헌 산호세 시장은 지역 방송인 폭스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행정부로부터 슈퍼볼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이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제 단속 범위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산하 국토안보수사국은 과거 슈퍼볼에서 이민 단속을 직접 진행한 사례는 없지만, 인신매매나 위조 상품 단속 등 보안 업무에는 꾸준히 참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연방 이민 단속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다.

이와 관련해 국토안보부 보안 자문을 맡았던 코리 루엔도프스키는 지난해 보수 성향 프로그램 ‘더 베니 쇼’에 출연해,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자로 선정된 가수 배드 버니를 비판하며 대형 행사에서 이민자에게 ‘안전지대’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슈퍼볼을 앞둔 산타클라라 시는 연방 당국과의 협력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그리고 주민 안전과 이민자 보호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두고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회의에서 나온 강한 발언은 이 문제가 이미 지역 사회의 주요 갈등 사안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