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제동거린 바이든 행정부 ‘학자금 대출 탕감’…중간선거 변수되나

공화장악 6개주 소송에 판결까지 집행정지 가처분…백악관 "신청 계속 접수하겠다"

조 바이든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SNS 캡처.
미국 법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부수로 내건 대학생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일시 제동을 걸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제8 연방항소법원은 네브래스카, 미주리, 아칸소. 아이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6개 주가 정책 집행을 막아달라며 제출한 가처분 신청을 21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제8 항소법원이 이 청원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까지 학자금 대출을 탕감할 수 없게 됐다.

이번 결정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지방법원이 이들 6개 주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심리를 거부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이 행정명령으로 이뤄져 의회 권한을 침해한다는 게 소송의 골자였다. 이들 주는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탕감 정책은 주의 세금수입과 학자금에 투자한 주 정부 기관의 수익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헨리 오트리 판사는 “중요하고 의미있는 이의제기”라면서도 소송 당사자 자격이 없다며 20일 이들 주의 청구를 각하했다.

제8 항소법원의 이날 결정에 따라 23일부터 집행될 예정이던 이번 정책은 차질을 빚게 됐다. 학자금 부채 탕감으로 젊은 유권자 공략을 본격화하고 중간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8월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통해 1인당 최대 2만 달러까지 대학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기로 했다. 사회에 진출한 젊은 세대를 지원해 중산층을 확대하고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취지였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 조치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부담할 비용을 4천억 달러로 지난 9월 추산했다.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이번 조치가 의회의 예산지출 권한을 침해한 행정부 월권이며 세금 낭비로 지역 공공 서비스에 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돈이 더 풀려 인플레이션을 악화한다거나 소득 수준이 올라갈 고학력자를 지원하는 게 마땅하냐는 등 사회적 논란도 뒤따랐다.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은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내놓은 정책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전원, 연방 상원의원 3분의 1, 주지사 50명 중 35명의 새 임기를 정해 내년 대통령 선거의 흐름을 좌우하는 대형 정치 이벤트다.

백악관은 이번 법원의 가처분에도 대출 탕감 신청을 계속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명령은 학자금 대출 탕감을 위한 신청, 심사, 정부의 준비를 막는 게 아니라 법원의 최종 결정 때까지 채무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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