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끝내기 만루포 ‘다저스 격침’…메츠와의 와일드카드 경쟁 반게임 차이로

벌랜더의 노련한 호투·수비진의 슈퍼플레이
극적인 홈런으로 완성된 ‘포스트시즌급 승리’

10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리고 있는 패트릭 베일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라이벌 LA 다저스를 꺾으며 가을야구 희망을 더욱 키웠다. 12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패트릭 베일리가 10회말에 터뜨린 통쾌한 만루 홈런으로 자이언츠는 5-1로 승리했고,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뉴욕 메츠와의 격차를 단 반 경기로 좁혔다.

경기는 포스트시즌과 같은 긴장감이 흘렀다. 자이언츠는 20년 차 베테랑 투수인 저스틴 벌랜더를 투입해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벌랜더는 베테랑 답게 지구 라이벌팀을 맞아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만 허용하며 다저스의 강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벌랜더의 평균자책점은 3.94까지 떨어졌다.

4회에는 채프먼과 스미스의 멋진 수비가 빛났다. 벌랜더가 프레디 프리먼과 맥스 먼시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맷 채프먼이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낸 뒤 1루로 정확한 송구를 했고, 도미닉 스미스가 다리를 찢는 듯한 동작으로 아웃을 완성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스미스는 이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그 수비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고 극찬했다.
노장 저스틴 벌랜더가 역투하고 있다.
수비에서 빛난 건 채프먼 뿐만이 아니었다. 케이시 슈미트는 105마일 속구에 가까운 강습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10회에는 대수비로 투입된 그랜트 맥크레이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맥크레이는 9회말 주루 플레이에서 홈에서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곧바로 10회초 무키 베츠의 뜬공을 잡은 뒤 3루를 노리던 다저스 포수 벤 로트벳을 잡아내며 더블 아웃을 만들어냈다.

자이언츠 타선은 초반에만 점수를 냈다. 1회 라파엘 데버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윌리 아다메스가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가며 7이닝 1피안타 1실점 10탈삼진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자이언츠는 이후 8회까지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 자이언츠 외야수였던 마이클 콘포토가 7회 솔로 홈런을 터뜨려 경기는 1-1 동점이 됐다.

자이언츠는 9회말 절호의 기회도 놓쳤다. 대타 루이스 마토스가 실책으로 출루한 뒤, 데버스의 안타와 아다메스의 고의사구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윌머 플로레스의 플라이 아웃 때 대주자 맥크레이가 홈에서 아웃되며 득점 없이 기회를 날려버렸다.
9회말 홈에서 아쉽게 아웃되고 있는 그랜트 맥크레이.
그리고 10회말, 운명이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 1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좌완 태너 스캇과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그는 이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출루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다저스는 슈미트를 고의4구로 거른 뒤 베일리와의 맞대결을 선택했다.

시즌 타율이 .219에 불과했던 베일리는 그러나 이날 만큼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햇다. 베일리는 스캇의 시속 96.5마일 높은 포심을 강하게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오라클 파크는 폭발적인 함성으로 뒤덮였다.

베일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저 공을 인플레이로 만들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배트에 공이 제대로 걸렸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어 “인사이드파크 홈런 때보다는 덜 지쳐서 더 좋았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 홈런으로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끝내기 인사이드파크 홈런과 끝내기 만루 홈런을 모두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한 구단 역사상 7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2022년 7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이후 3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10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친 패트릭 베일리가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멜빈 감독은 “베일리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선수다. 타격에서 기복이 있었지만 최근 흐름이 좋다. 오늘 홈런은 우리가 왜 그를 믿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벌랜더는 “이 경기는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줄 것이다. 가을야구에서 필요한 건 이런 순간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클럽하우스 역시 흥분과 환희로 가득 찼다. 베일리는 “한 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경쟁을 이어가는 게 특별하다”고 말했다.

자이언츠는 이번 승리로 시즌 75승 72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반면 다저스는 82승 65패로 5연승이 끊겼다. 야마모토는 눈부신 호투에도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를 얻지 못했다. 벌랜더는 “20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오늘 경기는 내 인생의 큰 조각 같은 순간이었다. 정규시즌 경기 중 가장 즐거웠던 날 중 하나였다”며 “끝까지 누가 영웅이 될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늘처럼 벤치에 있던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 가장 큰 역할을 해내는 게 바로 플레이오프 경쟁의 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이언츠는 내일 같은 장소에서 지구 라이벌 다저스와 2차전을 갖는다. 자이언츠는 에이스 로건 웹을 선발로 내세우며,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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