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전문 기자가 바라본 이정후 “메이저리거로 충분한 실력 갖춰…내년 팀 핵심 선수 될 것”

20년간 자이언츠 담당, 스포츠전문 ‘디 애슬레틱’ 앤드류 배걸리
“아직 젊고 계약기간도 많이 남아 있어…부상 회복에 전념해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이정후.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이정후는 메이저리거로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 부상 복귀하는 내년에는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

20여 년간 메이저리그만 취재해온 베테랑 기자의 이정후에 대한 평가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억1천3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가 시즌 시작 채 두 달도 안돼 어깨 수술로 2024시즌을 마치게 됐다. 한달 반 동안 이정후는 총 145타석에 나서 2홈런, 8타점, 2도루에 타율은 0.262에 OPS는 0.641을 기록했다.

어깨 수술로 한달 반 만에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이정후에 대해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이정후의 부상에 대해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서 20년 이상 취재를 해오고 있는 야구전문 기자는 이번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약 두 달여 동안 자이언츠를 동행 취재하며 만난 기자들 중 가장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앤드류 배걸리 기자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배걸리 기자는 1998년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해 2004년부터 20여년 동안 오클랜드 트리뷴, 산호세 머큐리, 컴캐스트 스포츠넷(CSN)을 거쳐 현재는 뉴욕 타임스 산하 스포츠전문 매거진인 디 애슬레틱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포털에도 칼럼이 게재되며 한국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베테랑 기자인 앤드류 배걸리는 가장 먼저 “매력적인 이정후의 플레이를 올해 더 보지 못하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며 “자이언츠 팬들도 이정후의 입단과 그의 플레이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매 경기마다 팬들이 외치는 ‘정후리’ 챈트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배걸리 기자는 이어 “이정후는 아직 젊다, 올해 25살이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며 “올해 시즌을 접는다고 해도 자이언츠와 6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팀에서 기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것도 이정후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어깨 부상을 입은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수술로 시즌아웃이 결정된 만큼) 현재는 치료와 재활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칫 어깨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고 경기에 나설 경우 오히려 부상 재발의 위험성도 크고 플레이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완벽히 회복하는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배걸리 기자는 일부에서 이정후가 실력보다 과평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정후는 지난 한달 반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실력을 발휘해 왔다”며 “낮은 삼진 비율과 높은 컨택 능력, 빠른 타구 속도 그리고 수비 분야에서 충분히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며 “매 경기 마다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으며, 실력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정후가 한 시즌을 모두 뛰었다면 보다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지난 한달 반 동안 보여준 모습도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팀의 ‘핵심 선수(Key Player)’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기까지 나선 타석에서 타율이 0.262를 기록했지만 삼진과 헛스윙 등에서 메이저리그 상위 1%에 기록 되는 등 뛰어난 모습을 보였으며, 이를 토대로 한 기대타율(xBA)도 0.284로 현재 타율보다 높다.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내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정후 선수의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디 애슬레틱은 자이언츠의 올해 선수 영입과 관련해 이정후를 선발 투수로 전향한 조던 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성공한 계약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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