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대신 중단으로 '부작용 치료법 주의' 충격요법
재개방식 23일 결정…50대 이상으로 대상 제한될수도
보건당국이 얀센 백신의 부작용과 그 치료 방식에 더 많은 주의를 불러 모으려고 일부러 강력한 규제를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건 당국이 애초 부작용 치료 때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사항을 경고하려고 하다가 메시지를 키우려고 더 과격한 접종 중단을 선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매우 드물게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 우려 때문에 미국에서 보급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700만여명에게 얀센 백신을 접종한 결과 총 6명에게서 뇌정맥에 혈전이 생기고 혈소판(피를 굳히는 성분)이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런 증세가 보고된 이들은 모두 18〜48세 여성으로 1명은 숨지고 5명은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다.
WSJ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올해 3월 19일 얀센 백신과 관련한 첫 혈전증 보고를 받은 뒤 백신 부작용 사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9일이 되자 얀센 백신이 보고된 증세에 한 역할을 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관은 백신접종 며칠 뒤 혈전이 생긴 환자(48)에게 혈액 응고를 막는 헤파린을 투약했지만 증세가 계속 악화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 환자는 다른 항혈액응고제 알가트로반을 면역 글로불린과 함께 투여받자 혈소판 수치가 상당히 개선되기는 했으나 중태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한 지난 12일 화상회의에서 보건 관리들은 얀센 백신 규제를 두고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부작용 의심 환자들에게 헤파린을 투약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그런 경고만 하면 더 강력한 조처를 하라는 촉구가 뒤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논의는 접종 중단 쪽으로 기울었다. 참석자들은 추가 혈전증을 막기 위해 즉각 조치가 옳고 과격한 조치로 관심을 끌면 대중이 혈전증을 적극 보고하는 이익도 있다는 데 동의했다.
결국 CDC와 FDA는 지난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백신과 관련해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얀센 백신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CDC와 FDA의 조치 때문에 백신 불신이 조장돼 전국적 면역 확대에 차질을 빚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WSJ은 FDA가 이후 추가 연구를 진행하면서 얀센 백신 접종과 혈전증 사이의 관련성을 더 의심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얀센 백신의 접종이 미국 내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개될지는 이르면 이번 주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D)는 오는 23일 접종 중단을 재검토할 회의를 소집했다. FDA는 ACID 권고를 기다리고 있다.
WSJ은 접종 대상을 50세가 넘는 이들로 제한하는 방안, 광범위한 사용을 예전처럼 허용하되 접종의 이익과 위험을 경고하는 방안이 보건당국이 저울질하는 두 가지 유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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